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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31. 2022

압꾸정

허세 가득한 세상에서 대충 막사는 이야기. 

흔히 보이스피싱을 당할 때 전문직들도 당했다는 예를 드는데 그들이라고 해서 사기를 빨리 눈치챈다던가 파악하는 것이 용이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전문분야만을 공부한 사람들의 특징이 대부분의 지식을 안다는 착각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더 엉성하고 어설프며 허세가 잔뜩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강남과 같은 곳에서 알게 모르게 사기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허세를 채워줄 것만 살포시 찔러주면 그것이 거짓이라도 상관이 없을 사람들이 넘쳐난다. 


K-뷰티의 시작이 압구정동이라는 설정에서 시작된 영화 압꾸정은  부와 아름다움을 향해 얽혀있는 인물들의 욕망을 담아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같은 스타일로 소모하는 마동석이 진부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업 아이디어와 타고난 말발의 압구정 토박이 대국은 한때 잘 나가던 실력 TOP 성형외과 의사 지우와 함께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한다. 

명품을 입고, 좋은 차를 몰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 종일 어딘가 전화를 하면서 정작 직업은 없는 인물들을 보려면 강남을 가면 된다. 소아과의사가 부족한 이때에 하나의 산업군이 되어 본격적으로 성장한 뷰티 비즈니스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돈 외에는 모든 것이 의미가 없는 사회에서 그럴싸해 보이는 모습은 다른 모습으로 변형되어 간다. 

영화는 그냥 가볍게 볼만하다. 어설픈 유머와 무식으로 일관되지만 아무것에나 들이대는 마동석의 캐릭터가 적당하게 녹아들어가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의 큰 가치를 만드는 것이 힘드니 겉으로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쓴다. 돈이 있는 사람이 굳이 필요 없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은 결국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그럴듯하게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것은 남의 시선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이다. 남의 시선은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압꾸정은 그런 사람들의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군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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