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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1. 2022

물괴

여론을 왜곡하는 정치 악습의 전형을 그리다. 

모든 사람이 국가나 나라가 잘되기를 바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나서 나라가 잘되던지 말던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역사 속에서 마치 백성을 위한 척 혹은 국민을 위한척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권력이나 돈을 챙기기 위함이 우선시 되는 사람들이 국가를 망치고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쓰는 방법은 국정과 전혀 상관없는 일로 시끄럽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먹고살기 힘들게 만들면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모든 일은 스스로를 망치고 나서야 외부에 의해 무너지게 된다. 스스로를 망치지 않았는데 외부에서 쉽게 무터 트릴 수는 없다. 중종 22년, 거대한 물괴가 나타나 백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물괴와 마주친 백성들은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거나 살아남아도 역병에 걸려 끔찍한 고통 속에 결국 죽게 되고, 한양은 삽시간에 공포에 휩싸인다. 팩트를 확인하기가 용이한 지금도 그렇게 헛소리들이 퍼져나가는데 옛날에는 어떠했을까. 

반정을 통해 왕이 되던가 정치적 기반이 약할수록 주변에서 몰래 빼먹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특히 정치인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자신이 그러고 있는 것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을 거악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물괴라는 가상의 괴물 혹은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대상을 공포스럽게 포장해서 소문이 퍼지게 만든다. 역사 속에서 아무리 정의로운 권력이라도 국민들이 먹고살기 힘들면 유지할 수가 없다. 

역사 속에서 중종과 인조는 반정을 통해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다. 특히 중종은 그 기반이 단단하지 않아 반정세력들에게 휘둘리게 된다. 조광조라는 개혁세력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려고 했지만 너무나 청렴함을 강조했던 그에게 지친 중종은 결국 조광조를 내치게 된다. 물괴라는 괴물의 실체를 빨리 찾아 여론을 잠잠하게 만들려던 중종은 옛 내금위장 윤 겸을 궁으로 불러들여 수색대를 조직한다. 윤 겸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성한 과 외동딸 명, 그리고 왕이 보낸 허선전관이 그와 함께 하며 물괴의 실체를 쫒는다.  

영화가 그렇게 재미가 있지는 않다. 응답하라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연기를 했던 혜리는 사극과는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 왜 이렇게 여자를 꼭 끼워 넣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아버지와 함께 움직이는 것에 납득할만한 사유가 희박하기만 했다. 물괴를 보면서 백성들을 염려한다는 얼굴 두꺼운 정치인과 오늘날의 국민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올리는 정치인들과의 공통점은 분명히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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