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an 21. 2023

블랙호크 다운

소말리아에 비극이 있을 때 한국은 가장 좋을 때였다. 

1990년대에 비해 지금이 훨씬 풍족하고 경제규모도 크며 모든 면에서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오히려 지금이 더 미래가 안 보이는 느낌이다. 빈부의 격차는 더 커졌으며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모든 것이 더 빨라지고 더 소통이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 소통이 진정성 있는 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1990년대는 모든 것이 좋을 때였다. 지금같이 인구가 줄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았다. 1970년 대생들이 막 성인이 되었던 그 시기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만 같았다. 적어도 1997년 IMF전까지는 말이다. 


1988년에 올림픽을 개최를 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개발도상국이라는 이미지가 더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1993년 대전에서 EXPO가 열리면서 국제사회로의 편입이 되며 대전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전체가 고속성장의 결실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저 멀리 있는 나라 소말리아는 그렇지 못했다. 내전이 극심화되면서 1991년에 수도인 모가디슈에서 대사관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기도 했다. 그 사건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었다. 1993년 EXPO로 인해 대전이 들썩이고 있을 때 모가디슈에서는 2일 동안 격렬한 전투가 일어난다. 

당시 전투는 지상 병력은 미국 육군 델타 포스, 75 레인저 연대, 미국 해군 네이비 실, 공중 병력으로는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와 미국 공군 낙하구조대/미국 공군 전투통제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 레인저가 아이디드 민병대를 지도하는 사람들을 잡고자 모가디슈 변방을 공격하는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그렇지만 아이디드의 참모들이 회의하는 호텔 올림픽을 급습해 다수를 체포했으나 작전 중 UH-60 블랙호크 2대가 민병대가 발사한 RPG-7에 피격해 격추되게 된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배우들은 지금 하나같이 무게가 있는 배우로 성장하였다. 조시 하트넷을 비롯하여 이완 맥그리거, 에릭 바나, 올랜도 블룸 등 익숙한 얼굴들이 즐비하다. 

영화 속에서 모가디슈는 삭막하고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곳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름다운 도시다. 소말리아의 대표적 항구이자 최대 도시로 인도양 연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인구추정은 약 250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이슬람 양식의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블랙호크가 추락해서 그 이름이 붙은 영화 블랙호크다운은 전쟁은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소말리아는 위쪽에 커피로 유명한 에티오피아가 있고 서쪽에 케냐가 있다. 아프리카의 뿔에 해당하는 대륙 최동단의 돌출부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위쪽에 선박이 자주 피랍되는 아덴 만이 있다. 소말리아는 현재 여행금지국가이다. 소말리아가 결국 내전으로 휘말리게 된 것은 냉전과 무관하지 않다. 1980년대에는 냉전이 말기에 이르렀고 소말리아에는 여러 반군세력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더해지자 정부가 있어도 무정부같은 상태가 되어버린다. 결국 1990년대는 소말리아의 국민들에게는 가장 최악의 시기가 되어버렸다. EXPO가 열렸던 1993년 10월 모가디슈 전투에서 19명의 미군과 1,000여 명이 넘는 민간인과 군인들이 사망하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열화전차 (烈火戰車)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