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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6. 2023

바빌론

화려한 만큼 더럽게 만들어지는 영화판세상 

간혹 연예인들의 이해가지 못할 일탈로 인해 뉴스를 장식하기도 한다. 그걸 일부 연예인의 일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많은 연예인들이 자극적인 세상에 젖어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고 마약이라던가 섹스가 넘치는 공간에서 도덕적이지 못한 삶을 추구한다.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필요(?)에 의해서나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퍼지지 않는 이상 잘 나오지 않는다. 


영화 바빌론은 그런 연예계 중 100여 년 전의 할리우드 영화판을 그려내고 있다. 사랑, 꿈, 돈, 마약, 술, 섹스, 광기 같은 것이 혼재되어 영화는 끈적끈적한 느낌만 든다. 1929년의 경제 대공황이 있기 전까지의 미국은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전 세계의 경제패권을 쥐게 되는 시기이기도 했었다. 할리우드에는 꿈을 이루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영화판 같아 보이기도 하고 영화촬영이 끝나면 벌어지는 남녀들의 단체섹스는 적나라함 그 자체이다. 마약을 하고 사람이 죽어도 무감각하기만 하다. 

영화의 세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꿈을 이룬 것 같으나 점점 비참해지는 넬리 라로이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기준이 모호한 잭 콘래드, 할리우드판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매니 토레스가 서로 뒤엉켜서 그려나간다. 그려나가는 방식이 옴니버스라서 할리우드가 난장판처럼 보이고 자신의 몸을 팔아가며 무언가를 하려던 여자와 인종차별을 받는 남자, 돈이 빠진 인간은 부품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면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난장판의 세상이 펼쳐진다. 사람은 하나의 자극을 강하게 추구하다 보면 다른 자극에 무감각해진다. 무감각해진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존재가 아니라 시스템상의 부속처럼 사용되고 버려지게 된다. 바빌론에서의 배우들은 그냥 사라져 가고 영화만 남게 된다.  

아이러니하게 비정상적인 영화인들을 살리는 것은 정상적인 관객이다. 관객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최대한 정상적으로 보이려고 노력을 한다. 대중은 그런 면에서 보면 이성적이다. 스타들은 한 번 떴다가 사라지게 된다. 잭 콘래드 자신의 성공에 취해 자신이 몰락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고 라로이는 도박판과 마약에 빠져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긴 상영시간이 참 힘들게 만들었던 바빌론을 좋게 말하면 잭슨 폴락이 흩뿌려서 마는 작품처럼 보이고 평가절하하면 영화의 영화를 만들다가 아무것도 못 잡은 겉멋 든 사람들의 환희만을 보여준 것 같다. 영화 바빌론의 제목에 사용된 바빌론은 BC 7세기와 6세기에는 신바빌로니아 제국의 수도였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에서 별과 같이 빛을 내는 존재가 된다. 그 빛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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