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선사박물관의 특별 전시전 '요리하는 인간'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격언은 1637년에 르네 데카르트가 확실한 지식의 획득 가능성을 논증하기 위한 말이다. 라틴어로 cogito, ergo sum이라고 한다. 이 표현은 여러 곳에서 응용되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도 쓰이기도 했다. 필자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나는 먹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로 바꾸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한다. 먹어야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그 과정 속에 자신이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요리는 필수적이다.
대전에도 선사시대의 유적은 적지가 않았는데 급격하게 도시가 커지면서 둔산의 선사유적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유적지는 새로운 도시로 덮였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곳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이곳 대전선사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진보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선사시대(prehistory)에는 기록이 없기에 문자를 사용하는 역사시대(history)와 다른 것이다. 보통 선사시대는 구석기시대, 중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초기 철기시대까지 볼 수 있다.
대전 선사 박물관에는 지금 호모 코쿠엔스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데 일명 요리하는 인간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생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모두 음식에서 나온다. 한국인은 특히 음식에 대한 애착이 있기에 먹방과 같은 것을 보는 프로가 끊임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
대전이라는 지역은 동쪽과 서쪽, 남쪽을 감싸고 있는 산들과 산에서 뻗어 나온 완만한 구릉과 그 중간에는 평야지대가 있다. 대전은 예전부터 물과 관련된 재난이 많지가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대전은 인류가 살기에 적합한 지형을 가지고 있었다.
현생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한다. 린네가 현대 분류학으로 구분하기 전까지 인간은 생물, 동물과 전혀 다른 존재로 생각되어 왔다. 그렇지만 린네가 강(綱)·목(目)·속(屬)·종·변종(變種) 등의 계급을 도입하는 한편, 유용한 검색표를 제공해 동식물을 동정할 수 있게 한 이후로 현생인류의 진화과정과 호모 등을 붙였다. 린네가 분류하여 붙인 계급은 후에 악용되어 백인 우월주의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음식은 의식주의 하나로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삶을 연장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음식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자연, 생태계, 환경과 연결되어 있으며 음식이 만들어지는 지역의 역사, 전통, 풍속이 담겨 있다.
군자가 멋과 운치를 즐길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었다. 역사가 가장 오래된 술은 탁주이며 탁주에 용수를 집어넣어 거른 맑은술이 청주로 우리나라에서는 약주로 불리고 있다.
소주는 몽고에서 전해져 내려와서 양반들이 마실 수 있는 고급술로 자리 잡아왔다. 보통 위스키를 마시면 뒤끝이 깨끗하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우리가 마시는 술을 만들 때 소량이지만 메탄올이 섞여서 들어간다. 물론 많이 마시면 유독해서 실명하거나 죽는다. 소량의 메탄올로 인해 두통과 속 쓰림이 있는데 증류하기 위해 끓이면 메탄올은 64.96℃에서 증발하기 때문에 온 안티몬 분말 광석을 의미하는 아랍어 "al-kuḥl"의 중세 외래어이며, 그 의미는 중세 라틴어에서 온 에탄올의 끓는점 78.5℃로 인해 분리해 낼 수 있다. 그래서 위스키만 마시면 뒤끝이 깔끔할 수가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재료는 다양했는데 밥보다 먼저 먹는 것은 바로 떡이라고 한다. 원초적인 떡의 형태는 농경과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도 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다.
대전 선사 박물관은 선사시대에 사람들이 터가 좋은 대전에서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 선사박물관은 비교적 늦게 발굴이 된 대전지역의 매장문화재를 구석기부터 철기까지 4개의 전시실로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교육공간에서는 퍼즐 맞추기, 돌려보기 큐브, 무덤 체험, 스탬프 찍기 등을 할 수 있다. 한반도의 경우 철기시대 전기 말인 서기전 194년을 선사시대로 보고 있으며 중국은 서기전 1,750년대인 상(商) 나라, 영국은 로마가 침입한 서기 전후 시기로 시저의 서기전 56년, 클라우디우스의 43년 이전이 선사시대로 보고 있다. 그 후는 역사시대라고 한다.
식물을 재배하여 식량을 만들어내는 생업 형태를 농경이라고 한다. 농경문화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농경은 인류가 스스로 먹거리를 생산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변화였다. 잉여생산물은 사유재산의 개념을 만들어냈다. 도시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먹을 것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유통에 의해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신석기시대의 조리법은 거친 곡식 가루에 물을 부어 끓인 뻑뻑한 형태였다고 한다. 철기시대에 이르러서야 쇠솥으로 밥을 짓는 법을 알게 되었다. 밥이 주식이 되면서 밥상에서 밥과 반찬을 같이 먹는 문화도 발전하게 되었다.
어릴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에 하나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합친 수저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수저를 함께 사용하는 관심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이기도 하다. 청동으로 만든 수저를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다가 조선시대 와서야 다양한 재료로 만든 수저를 사용한 것이다.
오늘도 식사의 때를 놓치지 않았다면 당분간은 존재할 수가 있다. 존재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알 수 있다면 음식이 준 생명을 통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