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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6. 2023

다녀오겠습니다.

옥천 향수시네마에서 만난 삶의 의미의 색채

지역에 자리한 작은 영화관은 대형 멀티플렉스와 다른 매력이 있다. 도심에 자리한 멀티플렉스와 달리 작으면서도 여유로워서 영화를 감상하기에 너무 좋다. 정지용의 향수가 유명한 도시 옥천에도 작은 영화관이 있다. 옥천 향수 시네마다.  작은 영화관 주식회사는 1월 13일 재개관 이후 연중무휴로 13시부터 22시까지 운영해 왔으나, 빠른 운영 안정화에 따라 3월 1일부터 10시부터 22시까지로 운영시간을 확대했다.

우연히 여유로운 시간에 옥천을 찾아갔다가 향수 시네마를 들려보았다. 3월의 씨네브런치도 좋고 영화도 좋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치유와 힐링을 디테일하게 잘 그려냈다. 작년만 해도 우리는 여러 사고를 보면서 죽음에 대해 마주하지 않으려고 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마주 봐야 할 것은 마주 보고 매듭지어야 할 것은 매듭지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향수 옥천시네마는 두 개의 관이다. 수십 명만이 들어갈 수가 있는데 더 작아서 조용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은 가까운 곳에 있지만 우리는 더 살고 싶다는 말은 진심이다. 우리는 어떤 울림을 듣기 위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 

3월에 볼 영화로 샤잠도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샤잠은 히어로 같으면서도 히어로 같지 않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림은 서정적일수록 마음에 더 와닿는다. 세상의 풍경 역시 그렇다. 이제 다녀오기 위해 문을 열어본다. 영화의 제목처럼 어떤 문단속은 꼭 필요하다. 자연 풍광과 재해는 어떻게 양립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떨어져 있어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이 가진 강점은 여유다. 물론 북적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여유가 분명히 도움이 된다. 너무 복잡 거리면서 살면 오히려 가까이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된다. 

30여 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영화관이다. 영화관 관람료는 일반영화(2D) 7천 원, 입체영화(3D) 9천 원이며, 일반영화에 한해 할인대상에게 6천 원의 관람료를 받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판도라의 상자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주어진 불이라는 축복에 맞먹는 불행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나중에 나온 이야기에 따르면 상자에는 인간에게 주어질 축복이 있었는데 스스로의 호기심 때문에 인간을 위한 축복이 모두 날아가버렸다고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문을 열고 닫기도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문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하며 세상을 나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섬세한 그림 속에 삶의 의미가 담겨 있었던 영화 속에서 처럼 물 한 방울, 딛고 있는 땅의 감사함이 잘 그려져 있다. 사람은 아지랑이처럼 이 땅에서 사라져 가겠지만 오늘 열어야 할 문을 생각하며 조금은 더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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