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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22. 2023

옥천의 문화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의 숨결, 어루만지다.

길고 짧음과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한 기준은 어떤 걸로 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연의 모든 것을 사람의 잣대로 생각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생이 짧은 반려동물을 굳이 인간의 생으로 판단할 이유는 없다. 오래 사는 나무라고 해서 그 시간만큼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의 수명으로 보니 모든 것이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의미란 시간의 길고 짧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살아가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에서는 다양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옥천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자료도 전시되어 있어서 옥천이라는 지역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곳은 옥천의 구읍으로 중심에는 옥천향교가 있고 위쪽으로 가면 이지당, 경율당, 덕양서당, 후율당이 있다. 동쪽으로 가면 예곡정사와 청산향교, 덕복서원이 있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목담서원과 창주서원, 삼계서원, 경헌당이 있다. 그러고 보니 적지 않은 문화공간이 있다. 

관성관에서는 전시전도 열리고 있지만 상설전시로 옥천의 교육의 흔적도 볼 수 있다. 지금은 체험관의 한 공간에서는 신년 특별전으로 숨결, 어루만지다 전시전이 열리고 있다. 

만족은 순응이 아니라 지혜라고 한다. 장자에서는 "지난날의 나를 잊었다 하더라도 끝없이 새로 태어나는 내가 있으니까"라는 말이 나온다. 새롭게 태어난 내가 다시 찾아와서 말을 건네는 것이 오늘일지 도 모른다. 

이지당에서 보았던 각신서당이라는 글이 보인다. 지금은 과거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과거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곳에 있는 많은 자료들은 옥천군의 곳곳에 있었던 자료를 탁본을 뜨고 책들을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옛사람들이 어떻게 배웠는지 졸 수가 있다. 

순자는 일직이 발돋움하여 멀리 바라보려고 하였으나 높은 데 올라가 넓게 내다보는 것만도 못하였다고 한다. 순자와 같은 학자도 옛 성현의 지혜를 밟고 올라가는 것이 알고 싶은 것을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 자료는 이지당공사로 옥천향토전시관에서 이관되어 온 것이라고 한다. 대한제국시대에 공공업무 수행과 관련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다. 

숨결 어루만지다는 무형문화재인 목공장인들이 만든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건물을 짓는 대목장과 달리 소목장은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되던 가구들을 만들었던 사람들이다. 

칠하기에 따라 다르기도 한 이 작품들은 나무로 짠 가구나 기물 위에 무늬가 아름다운 전복이나 조개껍질을 갈고 문양을 오려서 옻칠로 붙이는 기술의 나전장, 옻나무에서 채취하는 수액을 용도에 맞게 정제하여 기물에 칠하는 칠장, 쇠뿔을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판으로 만든 화각장이 있다. 

어머니집에도 옛날에 사용했던 장이 하나 남아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지만 예스러움은 있다. 이곳에 놓인 목가구에서 보이는 대표적 문양은 기하학문, 문자모양, 동물문양, 식물문양등이 그려져 있다. 

소반의 경우 지역에 따라 해주반, 나주반, 통영반, 다리모양에 따라 일주반, 호족반, 구족반, 죽절반, 통각반, 다각반, 풍혈반, 천판모양에 따라 반월반, 원반, 사각반, 다각반, 화형반등이 있다. 

조선 초기까지 소목장들은 주로 왕실과 상류 계층의 수요로 목가구 등을 제작하였으나, 조선 후기에는 민간에 널리 보급되고 그 종류도 다양해져 지역별 특성이 현저히 나타나게 된다. 소목장이 만들어 온 우리나라 목가구는 한국의 미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미술품으로 개성이 강하고 뛰어난 조형미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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