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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1. 2023

오래된 새로운 것

봄을 맞이하는 여행지 고창의 운곡(雲谷) 서원

4월이 시작되었는데 마치 6월이 시작된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다. 이런 때에는 어딘가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운 지방에서 시원한 음료나 맥주를 마시면서 보내기에도 괜찮은 때다. 그렇지만 여전히 봄은 아직도 옆에 머물고 있어서 나들이하기에 좋다. 고인돌로 잘 알려진 고창의 구름과 같은 지형을 간직하고 있는 곳에 자리한 서원이 있다. 

운곡서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예전에 마을이 있어서 그런지 우물이라던가 다양한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안덕은 동네가 좋고 샘이 좋아 청동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한다. 

안덕샘은 마을이 형성하기 시작한 청동기시대부터 운곡댐이 완공되는 1984년까지 안덕 주민들의 신성항 생명수였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안덕샘에서 굿을 하며 마을을 있게 해 준 음덕을 기렸다고 한다. 

운곡쉼터에서 잠시 쉼을 하면서 음악도 들어본다. 역시 여름은 헐벗을 수 있는 계절이라는 매력이 있다. 그런 매력에 걸맞은 노래도 들어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운곡서원이 나온다. 1797년(정조 21)에 지방유림의 공의로 주희(朱熹)·김제(金濟)·김주(金澍)·김숙자(金叔滋)·김종직(金宗直)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신 곳이다. 

다른 서원과 달리 특이한 운곡서원이다. 운곡서원은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하여 오던 중, 1868년(고종 5)에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유림과 후손에 의하여 1924년에 복원되었다.

운곡서원의 앞에는 선현을 기리는 비와 고인돌들이 있다. 고인돌과 서원의 묘한 조화가 있는 곳이다. 

경내의 건물로는 사우(祠宇)·강당 등이 있으며, 사우에는 주희·김제·김주·김숙자·김종직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데 강당은 중앙의 마루와 양쪽 협실로 되어 있다. 

음악과 글은 잘 흘러가는데 공통점이 있다. 귀로 읽는 것과 마음으로 읽는 것에는 자연스러움에 있다. 자연스러운 글이 생각나기 위해서는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포기하고 싶을 때쯤이 거의 다온 것이라고 한다. 

운곡서원에서 밖의 풍경을 본다. 날씨는 확실히 따뜻해졌지만 아직도 겨울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 나 자신과 한 사소한 약속을 지켜나가다 보면 믿음이 굳어지게 된다. 티끌 같은 변화 속에서도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중요했던가. 

중독의 반대는 어떠한 것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결이라고 한다. 옛것에서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때론 즐거운 것을 배우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이곳에 좋은 샘이었다는 안덕샘을 보았다. 언덕샘에 음덕을 기린 것은 샤머니즘과도 연결이 되어 있다. 샤머니즘은 시베리아와 북아시아에서 기원했는데 바이칼 호수 일대에서 기원되었다고 한다. 바이칼은 풍요롭다는 뜻으로 물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옛날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 Becky G가 발표한 여름과 어울리는 음악을 더해본다. 

Becky G - Arranca (Official Video) ft. Om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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