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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쓰인 동해

해당화가 어울리는 동해의 연필 뮤지엄

데생을 배우기 위해 요즘 연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곳에서 활동을 한 덕분에 HB, 3B, 4B연필이 모두 집에 있었다. 전에는 별생각 없이 바라보았던 지우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학창 시절이 지나고 나서 연필을 쓸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연필을 사용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통해 쉽게 그림을 그릴 수가 있지만 연필로 그리는 그림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왜 사랑은 연필로 쓰라고 했는지 조금은 이해하기 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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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하이멘 리프먼이라는 화가 지망생이 있었다. 그는 19세기의 인물인데 가난해서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재료들을 부족했다. 그는 데생 작품을 판 돈으로 생활비를 마련했는데 지우개를 잃어버려 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날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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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지금은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졌다. 앞서 말했던 하이맨 리프먼은 거울을 보다가 모자를 쓴 자신의 모습에서 연필을 지우개를 부착하는 것을 착안하게 되었고 연필 끝에 지우개를 붙인 후 양철 조각으로 고정시켜 사용하기 시작했다. 1858년에 그 연필을 특허출원했고 4년 뒤인 1862년 조셉 레켄도르퍼라는 사람에게 10만 달러에 그 권리를 팔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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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의 연필 뮤지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가 있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현재 존재하는 사람도 있다. 연필을 직접 사용했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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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영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이곳에는 디즈니의 많은 캐릭터가 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엘리멘탈에서는 성격이 불같은 불의 사람 앰버는 공감 능력 흘러넘치는 물의 사람 웨이드를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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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제대로 바라보고 솔직하게 드러낼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연필뮤지엄의 가장 높은 곳에는 해당화의 이름을 사용한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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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의 꽃말은 이끄시는 대로다. 모래밭에서 주로 자라는 해당화처럼 연필이 이끄는 대로 이곳을 돌아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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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연은 가장 부드러운 점토를 활용하여 연필로 만들어지게 된다. 1,000도 이상의 고온에 구워 왁스를 발라 코팅하게 된다. 약 10년 전인 2014년 남극에서 영국 스콧탐험대의 일원이었던 조지 머리 레빅의 수첩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1911년에 그곳을 가다가 쓴 그의 수첩은 눈이 녹으면서 103년 만세 세상에 드러났고 완벽하게 복원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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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쉽게 지울 수도 있지만 아주 오랜 시간 남을 수도 있다. 쉽게 사용할 수 있어도 어떤 글이나 그림을 쓰고 싶은지에 따라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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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는 주홍빛 해당화의 무리를 마주하고 있으면 애달픈 사연을 묻어둔 여인의 넋의 해당화처럼 글들이 이곳에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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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는 이름 그대로 바닷가 모래사장이 바로 그가 좋아하는 고향 땅으로 동해의 넓디넓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소금물투성이의 모래땅에 뿌리를 묻고 산다. 해당화의 꽃말처럼 이끄는 대로 가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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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는 동해시를 한눈에 조망을 해볼 수가 있다. 마시기 좋은 차를 주문해서 잠시 앉아서 동해의 바다를 내려다보며 연필 하나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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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뒤에 붙어 있는 지우개처럼 어떤 가벼운 것들은 지워야 할 때가 있다. 연필로 무언가를 그릴 때는 지울 것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삶의 그림이 그때는 아름다워 보였을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모습을 다르게 바꾸어야 할 때가 있다. 연필이 있으면 지우개가 필요하듯이 삶의 실루엣도 바꾸어야 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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