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직지문화공원에 자리한 김천세계도자기박물관
흙으로 만든 것 중에 가장 예술적이면서 실용적인 것으로 도자기만 한 것이 있을까. 모든 존재는 결국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이나 살아있을 때 보았던 것들은 흙이 된다. 도자기는 인류에게 불을 훔쳐다준 프로메테우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만큼 높은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높은 열에너지는 불을 만듦으로써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의 문명은 불에서 나왔으며 불로 인해 사라지기도 한다.
직지문화공원은 천년고찰 직지사 바로 앞에 있다. 2004년 7만 9160㎡ 규모로 조성된 곳이다. 공원 내부에 우거진 수목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좋으며 공원 가운데로 직지천이 흐르고 있어 여름철에 청량감을 더해 준다.
여러 볼거리 중 세계도자기와 한국도자기를 함께 볼 수 있는 도자기박물관은 방문해 보아도 좋은 곳이다. 대중적인 주제를 활용하여 유물 전시공간과 함께 체험공간을 구성하였으며 기증받은 작품이 많은 만큼 여러 차례 작품전을 마련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구입하는 도자 작품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도자기는 토기에서 시작하였다. 그 기원은 옛 뗀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에서는 BC 5,000년경부터 토기가 있었다고 전해지며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퇴기로서는 중국의 채색토기가 있는데 중국의 고대 토기로부터 오늘날까지 도자기가 만들어졌다. 도자기 기술은 황금을 캐는 것만큼이나 상당한 기술로 전수 었으며 한국을 통해 일본으로 기술이 전수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자기를 팔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다. 한국보다 늦게 발달하였지만 산업으로 성장한 것을 보면 일본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늦게 도자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으며 독일에서 처음으로 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 18세기다.
한국의 도자문화는 일본에 비해 덜 알려져 있어서 고유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도 사실이자. 대표적인 상감청자는 고려시대의 발달된 기술로 만들어진 도자기다.
상감청자는 준비된 흙을 알맞게 반죽하거나 배합하여 성형에 들어가는데 성형을 마치면 표면을 장식하게 된다. 음각, 양각, 상감, 철화, 투각등의 여러 가지 장식기법이 있다. 그중 상감청자는 고려 장인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양 장식기법이라고 한다.
세계의 도자기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가 않다. 중국과 교역이 많았던 유럽에서 프랑스는 독일의 마이센만큼 뛰어난 자기를 계발하기 위해 뱅센에 있는 도자기 공장을 세브로로 옮겨 개발하였다고 한다. 도기에 주석을 함유한 연질도기 파이앙스는 프랑스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온 도자기다.
백자를 제외한 모든 도자기는 고유한 색을 가지게 된다. 프랑스 세브르 특유의 화려함은 로코코 양식의 정수이기도 하다. 세브르 청색으로 불리는 청금색의 독자적인 색채처리는 유럽을 여행 가면 명품샵등에서 볼 수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좀 있다는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으로 로열우스터가 있다. 서울등의 유명한 백화점에서 보면 독일의 식기 브랜드 타센이나 영국 식기 브랜드 로열우스터를 기획 판매하기도 한다. 로열우스터는 1751년에 시작되었는데 우리의 역사에서도 그렇듯이 좋은 그릇은 왕실이나 귀족에서 사용할 수가 있다. 물론 문경등에서 생산하는 막사발의 일반 백성이 사용했지만 대부분의 좋은 도자기는 왕실과 함께 발전하였다. 왕실 공급업체라는 호칭으로 로열이라는 칭호를 부여받게 된다.
덴마크 역시 로열이라고 이름이 붙은 도자기 역사가 있다. 덴마크 로열 코펜하겐은 1858년 왕에게 로열 칭호를 받았는데 초기에는 마이센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덴마크왕 크리스티안이 러시아 여왕 예카테리나에게 선물하기 위해 코펜하겐에게 주문하여 제작된 야생식물이 수작업으로 그려진 플로라 다니가 시리즈는 덴카이 도자기 역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이곳에는 유럽의 유명한 도자기 회사들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람의 그릇이 중요하듯이 무언가를 담은 그릇도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관점은 어떤 그릇을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곁에 두느냐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눈으로 평가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보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오랜 역사를 가진 도자기와 그 가치를 보면서 그릇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