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향수 100리 길도 한 그릇 묵밥부터 시작
묵밥이 별거가 있겠냐만은 시중에서 파는 묵과 육수로 먹어보면 왜 묵밥으로 잘 알려진 곳을 찾아가는지 알 수가 있다. 속에 부담도 없고 먹기에도 좋은 묵밥은 맛있다는 음식점이 여러 곳이 있는데 가까운 곳에는 옥천에 있다. 옥천에는 별맛 없지만 맛있게 만드는 지극히 味적인 음식인 묵밥이 유명하다. 처음에 먹으면 이게 뭔 맛인가 싶다가 여러 번 먹으면 심심한 냉면처럼 생각이 나는 맛이다.
묵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도토리묵, 메밀묵, 불투명한 하얀색 묵이면 청포, 노란색이면 황포다. 이들의 공통점도 있지만 쌉싸름한 맛이 있는 도토리묵과 색깔처럼 맛이 약간 다르다. 비빔그릇 안에는 묵과 몇 가지 채소가 양념간장으로 양념되어 있으며 별 맛이 없는 것 같은데도 계속 먹히게 된다.
옥천에는 묵집으로 유명한 곳이 여러 곳이 있는데 집집마다 양념을 넣는 방식이나 통깨, 김치등의 맛이 달라서 개인취향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옥천묵밥은 현지 옥천 대표 향토음식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심심할 수 있는 묵밥에 맛의 색채를 더하는 것은 바로 간장베이스로 만든 반찬이다. 간장으로 숙성한 깻잎이나 고추는 묵밥에 새로운 맛을 만들어준다. 묵밥에 간이 최소화되어 있어서 약간 짠듯한 반찬이 잘 어울린다.
맵게 먹고 싶은 사람들은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서 먹으면 된다.
개인적으로 이 물김치가 궁합이 아주 잘 좋았다. 시원한 국물과 아삭아삭한 무김치가 묵밥과 잘 어울린다. 국수가 있다면 넣어서 먹어도 될 만큼 열무국수와는 남다른 매력을 선사해 줄 것 같다.
묵밥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옥천의 지용제를 생각하면서 향수 100리 길을 걸어봐야겠다. 현대 시의 시성 정지용 시인을 기리고 '향수' 시 100주년 기념으로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36회 지용제-GO 100 향수'가 9월 초에 마무리가 되었다.
향수라는 시에서 옥천은 고향을 의미한다. 옥천이라는 풍경을 묘사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감각적 시상을 동원하여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의 향수는 많지가 않다.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나 얼룩빼기 황소를 본 적도 없다. 그렇지만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고 표현했던 문구의 잔상은 지금도 유효하다.
향수가 100주년을 맞이했으며 향수 100리 길도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詩끌 북적했던 향수 지용제가 막을 내렸지만 지극히 味적인 음식 묵밥과 함께 시적인 상상력을 키워볼 시간이다. 차마 꿈엔들 잊히지 않을 그런 곳을 기억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