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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5. 2023

기회와 인연 (啐啄同時)

만과 금이 합쳐진 새로운 도시 새만금의 발걸음

기회가 왔다고 하더라도 인연이 오지 않으면 이루어지기에 어렵다. 때가 성숙하면 일이 저절로 어우러진다는 의미로 줄탁동시(啐啄同时)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닭이 콕 찍어서 껍질을 깨주더라도 안에서 병아리가 쪼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다.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요, 어미 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 주는 스승으로 비유할 수 있다. 

광활해 보이는 농지와 도로가 있는 이곳은 새만금방조제의 시작이 되는 곳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는 쭉 뻗은 새만금 방조제만 달려도 상쾌한 기분이 들지만, 이제는 새만금 내부를 연결하는 도로와 관람할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났다. 

시작점에 새만금개발공사가 자리하고 있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1공구 조성공사를 하는 곳으로 단지조성공사 면적만 82만 평에 이르러 규모가 작지가 않다. 스마트 수변도시라는 곳은 저밀도의 탄소중립이 되는 도시로 개발이 될 예정이며 전체 개발면적은 200만 평에 이른다고 한다. 

국가의 동맥이기도 한 고속도로가 서울에서 부산을 가장 먼저 잇게 되면서 호남지역의 발전은 뒤로 밀리게 되었다. 한적한 농촌풍경을 가진 전라북도의 가장 큰 사업대상지를 이끌어가는 곳이 새만금개발공사의 역할이다.  새만금과 전주를 이어주는 고속도로와 새만금 지역 간 연결되는 28년에 개통이 되며 새만금 신공항, 새만금 인입철도, 새만금 신항만이 들어서면 세종과 다른 콘셉트의 신도시가 만들어지게 된다.  

새만금개발공사가 자리한 곳에는 군산 쪽으로 내초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그 반대편으로 새만금 어린이랜드가 조성이 되어 있다. 주변지역이 모두 개발이 되지 않아 광활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수질을 정화하는 새만금 생태연못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며 규모 56,000㎡의 새만금 어린이랜드는 새만금을 200분의 1로 축소해 만든 생태연못과 새만금 방조제를 형상화한 170m의 데크 로드로 조성되어 있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그린 타일 그림이 전시된 상자형 쉼터, 전북 최초로 설치된 바운싱 돔, RC카 조종 체험 등 어린이들이 마음껏 즐기고 뛰어놀면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조성이 된 곳이다. 

새만금 어린이랜드는 새만금 방조제 유휴부지를 활용해 세계 최장 방조제(33.9km) 기념해 지난 2017년 12월 조성됐다. 

도로가 모두 개통된 새만금 현장에 가본 적이 있는데 멀리 지평선이 보일 만큼 많은 땅이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토목사업이 진행되고 나면 이곳의 풍경은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10년 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곳에도 최치원의 이야기가 있다. 내초도 금돈시굴은 최치원 선생의 출생지인 군산시 대초동에 있는 금돼지굴이 설화의 주 장소이기도 하다. 수평과 수직으로 뚫린 굴에 파도가 밀려들어오면 동굴 안의 바위벽과 부딪치면서 공명음이 발생하는데 이 소리가 신기하게도 ‘꿀꿀’과 비슷하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 있는 최치원과 연관되어 있는 설화다. 

최치원은 아버지가 써준 것처럼 남들이 백번을 노력하면 자신은 천 번을 노력한다는 뜻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모든 것을 갖춘 것 같았어도 그것이 오지 않았을 때의 꾸준한 노력을 하는 것과 인연의 만남은 최치원의 노력과 줄탁동시의 사자성어처럼  시점이 일치해야 비로소 진정한 깨달음이 일어난다. 가장 오랜 시간을 만들어온 새만금이라는 도시의 미래도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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