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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1. 2023

마이너리티 리포트

청주에서 60만 원 때문에 엄마친구를 살해한 보험설계사 장 씨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는 범죄를 완전히 예방할 수가 있을까. 사람의 악의를 본질적으로 알지 못하는 이상 강력범죄는 언제든 일어날 테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안전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피해가 없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강력범죄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2002년에 개봉했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로 205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범죄자를 처단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준다는 설정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악의를 파악할 수 있다면 사기를 치려는 사람들이나 세상의 모든 범죄도 예방할 수가 있을 것이다. 프리크라임 팀장인 존 앤더튼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미래의 범죄자를 추적해 내는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사실 그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의 순간적인 악의까지 모두 파악해서 사람을 가둘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완전하게 기득권의 발아래에 놓일 것이라는 것이다.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강력사건으로 청주의 70대 노인 사망사건이 연상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70대의 할머니가 무참하게 살해된대 안방에서 피투성이인채로 발견이 되었다. 침대와 이불, 위에 있던 할머니 시신까지 온통 축축하게 젖어 있는 상태에서 발견이 되었다. 의심이 가는 용의자들을 차례차례 수사해나가지만 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누가 그녀를 살해했을까. 살해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있었던 사람으로 서로 알고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5일의 장기 수사와 여섯 차례의 면밀한 현장 감시로 찾아낸 범인은 피가 묻은 쪽지문의 주인공 40대의 장 씨였다. 그녀는 암수술을 했으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빛이 적지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장 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친구였던 피해자 할머니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모든 것이 예측가능하다면 삶에 고통이 있을까. 종교는 그런 불확실한 측면을 파고 들어온다. 이미 예정이 되어 있고 고통은 주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빛으로 돈이 필요했던 장 씨가 어머니의 친구를 살해하고 얻은 돈은 금붙이와 현금을 포함해서 60만 원에 불과했다. 사람의 몫숨의 가치는 누구도 알 수가 없지만 그런 악의가 사회의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도 우리는 인정을 해야 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그린 세상도 밝은 세상은 아니었다. 모든 악의를 찾아내서 미리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면 현실화되지도 않은 범죄에 대해 생각이나 말만 했다고 해서 모두 잡아넣을 수 있는 시스템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사람의 악의는 이해 못 할 정도의 수준으로 벌어지고 난다음에 분석을 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살해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의지는 긍정적인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것보다 더 강한 것인가. 수많은 살인사건에서 보듯이 중간에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분석도 하지만 한 번 잘못된 결정을 한 사람을 중간에서 멈추게 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다. 이미 잘못된 결정은 그렇게 나아가게 될 운명의 큰 흐름도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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