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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1. 2023

도박 그리고 살인

2015년 조선족 김하일 시화 방조제에서 시신을 유기하다. 

사람이 쉽게 망가지지 않을 것 같지만 생각 외로 쉽게 망가지고 자신의 삶을 망가트리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자신을 가장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고 작은 것을 통해 행복함을 느낄 수도 있는 사람은 가장 독특한 동물이기도 하다. 많은 사건사고들이 사람에게 아주 자극적인 영향을 주는 재미있고(?) 위험한 것들에서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재미로 한다고 하지만 그 재미는 사람은 순식간에 바꾸어놓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박이다. 


지금도 많은 조선족들이 한국인들이 꺼려하는 일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이 되었다. 세계경제는 대공항 이후에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경험하였는데 이때 중국에서 한 남자가 한국으로 들어온다. 20여 년간 살아온 동거녀 한 씨와 중국 길림성에 집을 사기 위해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나름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벌어서 동거녀에게 돈을 보내던 김하일은 사고가 일어나기 3년 전에 카지노에 가서 돈을 따게 된다. 


그리고 카지노 도박에서 4,000만 원을 모두 날려버렸지만 여전히 도박은 쾌락을 주는 대상이었다. 그리고 중국에 돈을 보내지 않고 다시 2,000만 원을 잃어버리며 한국에서 벌은 대부분의 돈을 탕진하게 된다. 그러자 분위기가 이상한 것을 안 동거녀 한 씨는 한국에 2013년에 들어오게 된다. 카지노 도박에 빠진 김하일은 돈을 탕진하자 한 씨가 번 돈까지 도박에다 쏟아붇는 다. 도박에 빠진 사람은 사람의 인성이나 주저함이 없게 변화한다. 


동거녀 한 씨는 새로 시작하자면서 감싸려고 했지만 김하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시금 말하는 것이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변한 것처럼 위장을 할 뿐이지 엄청나게 큰 충격을 받지 않는 이상 원래 자신의 성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사람이다. 근본이 잘못된 사람은 절대 고쳐쓸 수가 없다. 그러나 한 씨는 김하일은 고쳐 써보려고 노력을 했던 모양이다. 계속 불화가 생기자 시흥동 정왕동 자시느이 집에서 한 씨를 망치로 타격한 후 목을 졸라서 살해한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시체를 열 조각이 넘도록 분리해 낸다. 


토막 낸 시체를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조카의 집 옥상에서 가방을 버리고 다른 부위는 시화방조제에 유기를 했는데 이것을 한 관광객이 돼지인지 알고 가까이 갔다가 발견한 것이었다. 경찰에게 잡힌 김하일은 우발적이었다고는 하나 그 단계까지 가는 데 있어서 적지 않은 불화의 에너지가 넘쳤던 것으로 보인다. 김하일은 시화호에서 경찰에 의해 한 씨의 손이 발견되면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이 되었다. 자신의 동거녀가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실종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용의자로 특정한 것이었다. 


필자도 가본 적이 있지만 죽음의 호수라고도 불렸던 화성의 시화호는 인공호수로 갈대가 빽빽한 대규모 습지가 조성돼 있어 시신을 유기하게 적합한 지형이기도 하다. 지금은 수질이 많이 개선되어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작은 노력을 통해 쾌락을 주는 것들이 있다. 그 쾌락에 한 번 노출이 되면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다. 시도해 보아도 좋은 것들이 있지만 세상에는 그냥 생각조차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도 있다. 굳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정상적인 것들이 있는데 누구나 하기 쉬운 그런 것들에서 쾌락을 찾는 사람들은 충분히 악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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