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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7. 2023

공매도 금지

의심이 가는 결정을 갑작스럽게 하는 이유는 뭘까. 

필자도 주식을 하는 입장에서 공매도 금지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고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상반기까지 공매도 금지는 뜬금없고 의아스러웠다. 마치 투자자를 위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렇게 순수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예상한 대로 공매도 금지 발표 후 11월 6일 대부분의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다. 확실한 공매도 금지 정보를 알고 10월이나 11월 초에 주식을 매입한 사람이라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문제는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정보를 누구나 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주주들을 위해 하는 것처럼 하지만 만약 그 정보가 특정세력이나 사람들에게만 노출되었다면 어떻게 될까. 공매도를 친 회사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빌린 주식을 매수해야 했다. 당연히 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투자자가 몰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공매매 대상의 주력기업들은 그만큼 주가가 올라간 것이다. 물론 내년 6월까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공매도의 문제나 투자정보의 불균형은 개개인 투자자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한다. 도박하듯이 돈을 벌려고 하는 이상 언제든지 그런 분위기에 휩싸일 수 있다. 그냥 은행이율보다 조금 나은 수준으로 수익을 올리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손해를 볼 수가 없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아는 것만 투자하고 누군가 부추기는 정보를 믿지 않으면 손해 볼일이 사실 많지가 않다. 공매도를 하더라도 내가 가진 여분의 자산을 가지고 했다면 그들의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정치와 투표에서 표를 얻으려는 여러 가지가 합쳐져서 이번 공매도 금지발표가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그 정보가 누군가에게만 노출되었다면 그것은 너무나 큰 문제다. 공매도를 지속할 수 있는 권한도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는 정부 당국이 그런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정보가 노출된다면 그것은 시장을 교란시키는 이상의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루에 20%가 넘게 오른 종목도 허다하다. 이렇게 일처리를 하는 것을 보면 중국가 그렇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3월 외신인터뷰에서 "올해 공매도 규제 해제를 검토하겠다"라고 했다가 공매도 (규제 해제) 이 이슈는 기존 입장과 변한 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금융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최근 국감 자리에선 "원점에서 모두 재검토하겠다"라며 달라진 입장을 내놨다. 참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기꾼들이 설자리가 더 많아지게 된다. 그들과 사진 좀 몇 장 찍고 매우 친밀한 관계라고 하면서 정보를 퍼트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불법 공매도 세력은 분명히 문제가 있으며 소규모 주식 거래를 통해 소액주주들을 거지로 만드는 불법거래도 막아야 한다. 그런 것들은 얼마든지 주도면밀하게 살펴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길게 보면 중소형주 주가 띄우기가 용이하고, 이렇게 만든 거품이 한 번에 꺼질 경우 오히려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2024년은 참 다이내믹 한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시장에서 도박장세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시장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결국 세력에 의해 털리게 되는 위험성이 훨씬 커 보인다. 


외국인들이 공매도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한 덕분에 긍정적인 것은 있다.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달러가 들어오면서 환율이 엄청 떨어졌다. 누군가는 달러 약세라고 헛소리를 하겠지만 그냥 외국인들이 한국주식시장에서 달러를 원화로 바꾸어서 주식을 매수해서 떨어졌을 뿐이다. 생각보다 한국주식시장은 너무나 취약하고 투자자들은 도박성이 심하고 이 정도 공매도 금지에 이 정도 휘청거리는 것을 보면 매력은 별로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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