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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6. 2024

플레이스 브랜딩

설날의 귀향, 귀향 동포와 월남 동포가 모여 살던 곳의 김천평화시장

올해의 설날은 다른 때보다 연휴가 짧은 편이다. 주말에 설날이 있는 바람에 징검다리 연휴를 만날 수가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날은 가장 큰 명절이며 귀향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요즘에 많이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결혼한 사람들에게 설날은 한민족의 또 다른 명절인 추석과 함께 가족들이 가장 기피하거나 두려워하는 날로 고향까지 가는 그 고단함과 오래간만에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별로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잔소리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천역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전통시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조선에 5대 장인 김천장이 있었다고 한다. 전국에 5 대장에 들어갈 정도라면 경상도 지역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모였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김천평화시장은 멀지 않은 곳에 칠곡도 있었기에 한국전쟁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던 곳이기도 하다. 광복 이후에 각처에서 모여든 귀향 동포들과 월남전에 다녀온 동포들이 모여 살면서 보따리장수를 시작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즉 먹고살기 위해 큰 시장으로 온 것이 이곳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이후 계속 변화를 하면서 정식으로 1978년에 176개의 점포로 시장 개설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는 현대화와 청년몰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였다고 한다. 김천 하면 포도와 자두가 유명하기에 이곳에서 질 좋은 과일을 구입할 수가 있다. 

김천 평화시장을 걷다 보니 포도락이라는 안내가 보인다.  '다양성의 조화'란 청년몰 포도락(PODORAC)의 가치를 담은 혁신적인 공간디자인으로 고객 접근성 향상을 위한 웨이파인딩 시스템 구축 및 색채계획을 통한 포토존 랜드마크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전통시장도 많은 변화를 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쉬운 길 찾기를 유도하는 웨이파인딩은 단순한 길안내뿐 아니라 거리와 장소 자체에 매력을 줄 수가 있다. 그런 걸 두고 플레이스브랜딩(Place Branding)이라고 한다. 

모든 곳에 청년과 젊음을 가미하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변화를 원하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는 곳은 사람드링 쉽게 싫증을 낸다. 아무리 나이가 들었어도 지속적인 변화를 꾀한다면 영원한 청년인셈이다. 

2021년 12월 오픈한 김천 평화시장 청년몰 '포도락'은 김천 최초의 청년몰로 총사업비 15억을 투입해 창업 의지를 가진 청년상인들의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작년에는 '불금불토 밤 나들이 야시장'을 통해 20개의 먹거리 부스와 10개의 플리마켓, 회차별 다양한 문화 공연으로 풍성한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한다. 

포도락이라는 곳의 아이덴티티를 만나보기 위해 위쪽으로 올라가 본다. 김천평화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청년몰 상인들의 특별 메뉴, 지역 다문화 가정의 이국적인 음식, 김천 지역 맛집의 먹거리 제공 및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공예 체험등도 해볼 수가 있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변화를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다. 변화가 있어야 에너지가 부여되고 무언가가 바뀌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안 하면 바뀌는 것도 없다. 

2024년 김천 평화시장에서도 설날은 찾아올 것이다. 장날인 5일과 10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이지만 상설시장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언제든 찾아가도 좋다. 조선 후기에는 가장 큰 장터는 이곳 김천장과 진주장, 화개장터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괘방령으로 올라가서 추풍령으로 내려오면서 들렸던 김천의 장터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나 고민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냥 좋은 소리 혹은 최근에 읽은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다. 굳이 조언한다고 나서서 잔소리를 하는 것은 관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 그런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를 해결해 줄 것도 아니면서 왜 듣기 싫은 소리를 골라하는지 모르겠지만 올해 설에는 그냥 맛있는 것을 보고 집안일을 최소화하고 주변에 이런 시장을 방문해서 사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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