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에도 산책하기 좋은 청주의 가경천 낭만거리
낭만적이라는 표현은 보통은 긍정적으로 사용한다. 본래 ‘대중적인 말로 쓰인 설화’라는 뜻의 속어가 프랑스어로 로망(roman)이었다고 한다. 낭만은 정해진 것은 없다. 무언가 감성과 이성이 뒤섞여서 세상을 바라보던가 이성을 바라보고 삶을 느끼는 것이 낭만이다. 사실 묘한 감정이다. 낭만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공상적인 사람이라는 느낌도 있다.
개인적으로 낭만이라는 표현은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따뜻한 혹은 사랑을 느끼고 싶은 그런 감정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석판리에서 발원해 죽림동, 성화동, 개신동, 가경동, 복대동을 따라 흐르다 대농지구 인근에서 석남천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인 가경천은 걷기 좋은 낭만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흐르는 물을 따라 양쪽에 걷기 좋은 길을 비롯하여 낮과 밤에 산책하기 좋은 가경천 낭만거리의 중심은 가경천 발산교에서 가경 1교 일원에 데크로드, 야외무대, 야간경관조명 등 시만 여가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하는 데 있다.
총길이 350m 산책로 구간의 녹지대 폭을 약 2m 확장해 수국, 그라스, 블루에인절 등 다양한 식물을 식재할 수 있는 정원 공간을 확보했고 게비온 앉음벽, 퍼걸러, 벤치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 두었다.
음악이 흐르는 도심 속 낭만의 거리가 일상에 지친 시민 분들에게 새로운 힐링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에 원활한 버스킹 공연을 위해 야외무대 상부와 지붕에 막구조물을 설치하고 밤에도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입간판, 볼, 스트링, 구름벤치, 반딧불이, 고보조명 등을 해두었다.
청주를 자세히 보면 인구에 걸맞지 않은 느린 도시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생각보다 오래되었는데 변화가 있는 곳들이 보인다.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청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물이 많은 도시여서 청주는 풍수적으로 ‘물 위에 배가 떠 있는 형상’이라 ‘배 주(舟)’ 자를 써서 ‘주성(舟城)’이란 별칭으로 불렀다.
청주는 인구가 작은 도시가 아니다. 옛날에는 충주가 중심이었던 적도 있지만 근대화 이후에 청주는 충청북도에서 가장 큰 도시로 인구로만 친다면 충북 사람의 절반 이상이 청주에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청주는 인근도시의 대전보다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대전에서 오래 살기는 했지만 편의시설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여행지는 별로 없다. 반면 청주는 구도심에서 보는 과거의 시간이 있고 옛날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연초제조창에는 다양한 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낭만거리로 조성된 가경천의 낭만거리를 걸어서 돌아본다. 낭만이라고 하면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는 그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병헌 주연의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은 "정의? 공정? 대한민국에 여적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끼는한가"라는 대사가 생각난다. 낭만을 그런 달달함이 아닐까.
청주의 가경천길을 걷아 아래를 바라보니 반짝반짝 빛날 너의 내일을 응원해라는 문구가 보인다. 이곳도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게 된다.
벚꽃이 피는 시기에 무언가 달달한 것이 있다면 이곳을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쉴 수 있는 공간도 잘 조성이 되어 있어서 춥지만 않다면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기에 괜찮은 곳이다.
보통 밤이 되면 사람들은 감정에 푹 적게 된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밤이 되면 사람들의 감정에 변화가 있는 듯하다. 보이는 것이 적어서 뚜렷하게 보이는 것에만 주목을 하기 때문일까. Romance는 사실보다 더 과하게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럴 듯 하지만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낭만이다.
나무와 가로수, 길가에 있는 조명들이 밤의 야경을 기대하게 만든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처럼 돈보다 사람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려지고 있다.
낭만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나 주변 환경이 정해놓은 것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닌 흘러가는 대로 살고 흘러가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이다. 가경천 낭만거리에서 어떤 방향으로 걸어야 된다는 규칙은 없다. 낮에 걸어도 좋고 밤에 걸어도 좋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리지 않고 나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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