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an 19. 2024

상냥하게 죽여드립니다.

초고령화사회에 생각해 볼 영화 플렌 75

아주 오랜 시간 일을 해야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지금 코앞에 있다. 이런 사회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아무리 국가에서 외쳐봐야 무의미하다. 신혼부부나 아이들이 많은 가정에 아파트 청약 시 혜택을 주어도 60대 이상의 국민에게 혜택 같은 것은 없다. 단적으로 말하면 국가의 동력을 위해 희생하고 노년은 알아서 개고생 하면서 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최근 여당정치인들이 65세 이상에게 혜택을 주던 것을 줄이자는 말을 하고 있다. 즉 생산력이 없는 노년층의 사람들이 국가의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노년층의 자살률은 전 세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살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인 궁핍으로 인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율이 50%에 가깝다고 한다. 노후를 아주 잘 준비한 상위의 일부를 제외하고 그냥 그럭저럭 버티면서 살아간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정부의 채무 때문에 큰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일본에 가보면 70세가 넘는 사람들이 사회의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70대 캐디, 청소인력등 허드렛일을 하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고용도 용이하고 다른 사람들이 볼 때 그럴듯해 보이는 모습(?)을 유지하는 젊을 때에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가 있다. 즉 미래에 자신의 모습에 대해 그다지 부담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자신은 늙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 늙더라도 그 모습은 아주 먼 미래라고 생각한다. 일본영화 플랜 75는 생각해 볼 만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플랜 75'를 발표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국가가 죽음을 지원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차원의 지원을 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살아가며 불행은 자신에게서 아주 멀리 있는 것이기에 생각하기 않으려고 한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올지 모르는 불행이나 불안정한 상황을 분산시켜 평범한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 자신에게 다가와 있는 불행은 이미 시작되었는데 그것에는 외면할 뿐이다. 불행은 알고 대처하는 순간 그냥 일상적인 일이 된다. 그렇지만 오래도록 방치하면 큰 재난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60년대 생들은 사기꾼들의 가장 큰 목표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사회에서 밀려나가는 세대이기도 하면서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남은 긴 시간을 버티기 위해 돈을 벌어야 된다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꼬드기기만 하면 그나마 간당간당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돈조차 날리게 된다. 20년대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사기가 될 것이다.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많지가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방법을 내세운 각조  사기범들이 등장할 것이다. AI, 챗GPT, 양자컴퓨팅, 가상화폐등의 기술을 적당하게 믹싱 하여 그럴듯한 투자처로 현혹할 것이다. 

국가가 해주어야 할 일이 국민의 안락사는 아닐 것이지만 희망이 없는 남은 시간은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75세라는 나이는 생물학적으로 의미가 있다. 그 나이를 중심으로 신체의 모든 기능은 갑자기 저하가 된다. 물론 관리를 잘한 분들은 그 시기가 늦추어질 것이다. 자식세대들도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모를 챙길 여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많은 노인들이 자식과 거의 교류 없이 가난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필자가 배우고 있는 데생수업시간에 60대 후반에서 70대 분들은 보게 되는데 의도치 않게 자식들과의 관계를 듣게 된다. 최소 한국 중산층 수준의 삶을 살았고 자식들도 괜찮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들의 삶이 바빠서 교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관청마다 자식들이 찾지 않아서 무연고자로 세상을 떠난 수많은 노인들의 유골이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영화 Plan75 같은 삶을 선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Plan40부터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의 자신은 지금의 당신을 원망할지도 모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가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