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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4. 2024

이혼 대신 죽음을...

대형로펌 출신 변호사의 엽기적인 아내 살인사건

그의 행적을 보면 이해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 남자는 여자와의 이혼을 하지 않기 위해 죽음을 선물해 주었다. 그 남자의 아버지는 검사출신으로 국회의원을 다섯 번이나 할 정도로 정치적인 실세였으며 그의 삶은 소위 무서운 것이 없이 질주하는 삶이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0분께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 B 씨를 때리고 둔기로 가격해 숨지게 하였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해 공감을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모든 것이 두려울 것이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은 일반 상식에서 많이 벗어난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1-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국 변호사 A(50대)씨가 법정에 출석을 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정기인사를 앞둔 점을 고려해 다음 달 28일 2차 공판을 열겠다며 12분여 만에 이날 공판을 마쳤다는데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유족들과 지인은 A 씨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구하자 욕설을 내뱉거나 탄식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한국인으로 국내 대형로펌을 다녔었다고 한다. 그는 평소에도 금전문제와 성격 차이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인을 모욕하고 자식들과 이간질을 통해 참기 힘든 삶을 살게 만들었다. 어떤 사람은 반성이라는 것을 아예 생각하지 않으며 살아간다. 가정폭력으로 두 번이나 이혼소송을 당했지만 그는 당당하기만 했다. 


이런저런 강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남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특히 자신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은 어떤 오류나 잘못된 정보를 인지해도 그걸 좀처럼 꺽지 않는다. 부모, 살고 있는 곳, 학교, 친구 등에 의해 갖추어진 가치관은 평생에 걸쳐 자신을 지배하듯이 영향을 미친다. 그런 생각의 고착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척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대형로펌출신의 살인을 했던 남편이나 최근 우발적으로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를 190차례 찔러 살해한 사람이나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사람의 극단적인 행동이다. 폭력은 행사하면 할수록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 단계까지 가기까지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한 번에 모든 것이 터지지는 않는다. 항상 그전에 징후는 포착이 된다. 그 징후를 참을만하다고 버티다 보면 결국 인생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이르게 만든다. 


사람이 보통 생각하는 사랑은 모든 소망과 능력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열정적으로 타오르며 그런 희생이 기쁨으로 바꾸는 것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사랑은 행복할 수가 없다. 사람은 그렇게 버틸 수가 없다. 어느 순간에 결국에는 불타 버리고 괴로워하면서 파멸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자신의 모습을 상대에게 맞춰서 바꾼 것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면 사람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그 불안한 모습은 생각지도 못한 폭력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사람에게 결핍이란 어떤 원동력의 에너지로 사용이 되지만 전혀 다른 폭력성으로 드러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폭력적인 순간에 직면하고 그 순간을 참지 못해 범죄에 가까운 일들을 저지르게 된다. 보통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고 댓글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있었던 일처럼 쓰기도 하고 차량내부에서 보복운전을 하지만 자신의 가족에게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상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그 상대를 제압하던가 모욕적인 언어를 해도 된다는 혹은 그걸 용납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가정 내에서 폭력을 일어나게 만든다. 


라틴어로 Vunerant omnes, ultima necat. 는 '모든 사람은 상처만 주다가 종국에는 죽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분노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폭발 직전의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든 가치가 측정가능한 숫자로 표현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 사랑이라던가 감성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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