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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강렬한 시각적 효과와 스토리

만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공각기동대는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2027년 공간 9 과를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린 공각기동대는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기도 했다. 동양 배우가 아닌 할리우드 배우인 스칼렛 요한슨이 쿠사나기 소령 역을 맡아 실시화된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는 마니아층의 좋지 않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생각 외로 잘 만든 작품이다. 일본색이 강해서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공각기동대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영화의 도시적 배경이 어두운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 도시는 시종일관 어둡고 온갖 가상 광고만 넘쳐 난다. 미래 세계라고 했지만 특정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실세계와 적당한 합의를 이룬 듯한 분위기가 엿보인다. 아마도 만화 공각기동대가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의 한계로 보인다. A.I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의식 수준에 한참 못 미치며 각종 기술들은 과거 기술을 바탕으로 그려졌다.


특히 두뇌에 데이터를 집어넣는 과정은 후두엽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는 이후 개봉한 매트릭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실사판 공각 기동대의 쿠사나기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자신의 존재 이유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는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심각한 고민을 하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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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우려의 소리가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공각기동대는 만족스러웠다. 동양인이 아닌 서양인이 주인공을 맡았지만 스칼렛 요한슨 답게 아주 잘 소화했고 무표정한 그녀의 표정 속에 인간의 깊숙한 영혼이 잡들어 있는 듯한 느낌도 잘 표현한 것 같다. 특히 거의 첫 부분에서 강렬하게 유리창을 깨면서 돌진하는 그녀의 역동성과 유리파편의 굴절은 감독이 모든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멋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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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본의 야심처럼 시리즈로 등장하게 될 공각기동대를 보면서 만약 미래사회가 혁신적으로 발달하게 된다면 그리고 안드로이드와 A.I를 어렵지 않게 보는 시대가 된다면 결혼을 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여자는 비교적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남자에 비해 욕구가 자유로운 편이지만 남자의 경우 생각 외로 그렇게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개인화가 더 심화되고 굳이 종족 보존의 사회적 압박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아마 남자의 상당수는 사람 대신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건 여자도 마찬가지일지 모르지만 상당히 많은 변화가 앞에 놓여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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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밀리언 소령이라고 불리던 여자는 특수 임무 등을 띄고 가장 위험한 현장에 가장 먼저 투입이 된다. 마리 밀리언은 쿠사나기 모토코이고 쿠사나기 모토코는 마리 밀리언이다. 몸은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던가. 이 시대에는 어떤 언어로 이야기하든 간에 상관없고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텔레파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두뇌가 네트워킹으로 연결되어 있고 이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두뇌의 해킹이 가능한 세상이라면 생각보다 위험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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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심오하다. 제대로 몰입되기 시작하려면 10권 분량 정도는 읽어줘야 갑자기 빠져드는 덕후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너무 심오한 내용을 담았기에 첫 편에서 이해하고 그 작품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어쩔 때는 너무나 심오한 세상으로 가다가 결국 안드로메다로 가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아 왔다. 공각기동대 실사판은 그 선을 묘하게 잘 맞추었다. 너무 심오하지도 않았고 너무 시각적인 부분에 무게를 두지도 않았다. 관객과 타협했다고 보면 조금 기회주의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감독은 영리한 선택을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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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도 롯데 시네마와 CGV가 웬만한 도시마다 있다. 다행히 베트남어로 더빙하지 않았기에 괜찮았던 것 같다. 영화 시설이 한국에 못지않다. 사운드가 살짝 붕 뜨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것이 있다면 한국어 자막이 없을 뿐이다.


참 베트남에서 조조나 IMAX가 아닌 일반 영화를 관람하는데 한국돈으로 약 4,000원 정도면 볼 수 있다. 만약 롯데마트가 같이 있는 곳이라면 베트남 맥주 한 캔을 사서 보면 4,500원 정도면 충분하다.


한국은'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더 쉘'이라고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그냥 'Ghost In The Shell'이다. 클라이막스 부분이 더 강렬했다면 좋겠지만 이 정도로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같다. 시리즈가 나오면 계속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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