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할 필요는 없다.
파워 레인져스 하면 막 아동기의 드라마를 끝내고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을 가르는 아이들만의 콘텐츠 중 하나였다. 아마 비교적 최근까지도 뽀로로를 보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구분점이라고 할까. 초등학교 자식을 둔 부모들은 알겠지만 파워 레인져스의 다양한 장난감들을 사줘본 기억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혼자서도 싸우다가 위기가 닥쳤을 때 합쳐서 하나의 멋짐(?)으로 변신하는 로봇을 아이들이 외면하기랑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만을 위한 드라마가 성인들까지 볼 수 있는 영화로 개봉하였다. 한국에서 개봉일은 4월 20일이지만 베트남 등에서는 이미 3월 말에 개봉했다. 마냥 유치할줄 알았는데 작년에 개봉한 판타스틱4보다는 재미있다고 추천할만 하다.
어떤 이들은 과한 고 퀄리티의 아이들 영화라고 치부하기도 하지만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어벤저스도 비슷하고 이 영화와 가장 유사한 콘셉트인 판타스틱 4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이들의 의상이 X맨 시리즈나 판타스틱 4에 비해 참 발랄하기는 하지만 뭐 그런대로 볼만 하다.
모든 힘은 우주에서 오는 모양인지 이들 일행 다섯 명도 정체불명의 우주선을 발견한 뒤에 히어로의 힘을 가지게 된다. 제이슨, 킴벌리, 빌리, 트리니, 잭은 주어진 힘을 가지고 세상을 파멸하려는 절대 악 '리타'에 맞서 싸우기 위해 파워 레인저스가 된다. 가장 위급할 때 완전체가 되어 위기를 극복한다는 설정은 이미 진부하기는 하지만 슈퍼 전대 시리즈에서 파워 레인저스를 따라올 캐릭터는 드물다.
이 영화는 전대물과 블럭버스터 사이를 적당하게 오가며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한다. 다소 유치한 장면들도 있긴 하지만 피식 웃어가면서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10대 틴에이저를 잘 반영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 모두는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 아닌가.
특히 악역으로 등장하는 리타로 인해 이 영화가 성인물로서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악역이 악역다워야 이런 영화물에서는 몰입이 되는데 연기로 잔뼈가 굵은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그 역할을 잘 소화했다. 영원불멸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쓰임새가 많은 황금은 그녀의 힘이 되어준다.
블록버스터의 형태로 제작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재미없어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즉 쓸데없이 유치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성인이 된지 한참 지난 지금 파워 레인저를 보고 동감하는 자신을 보며 이 영화 생각보다 성인 취향인데?라는 생각을 들게끔 만든 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형형 색색의 아이언맨 슈트를 입은 20대의 풋풋한 히어로들이라고 봐야 할 듯하다. 레드 레인저, 핑크 레인저, 블루 레인저, 로우 레인저, 랙 레인저... 이들이 과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1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이 작품은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앨리트들보다 사회의 부적응자, 문제아들이 의외로 의리가 더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 근데 왜 굳이 범블비(카마로)를 던진거야. ㅎ
그런데 이 영화 영어(당연히 영어겠지만 자막이 베트남어라) 대사가 생각보다 많다. 이해는 했지만 웃음 포인트를 놓쳐버리는 경우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