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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13. 2024

밀수 80년대라면...

뻔한 신파와 설정, 김혜수는 나이 들었고 남자들은 미련하고 욕심 많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시스템이 있기 위해서는 국가가 존재해야 하며 국가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다시 돌아가볼까. 국가가 운영되기 때문에 판이 만들어지고 판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위에서 벌어먹고 사는 기업과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다. 즉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경제적인 이득이나 여유를 만들 수 없기에 자신에게 주어진만큼의 세금을 내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탈세가 일어나고 지금도 38 세금 기동팀이나 밀수등과 관련한 세금탈루를 쫓아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은 잊혀가는 중년의 여배우들이 등장한 영화 밀수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그려진 영화다. 시대배경을 그 시대로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바닷속에서의 장면 등은 CG를 하는 담당자를 잘못 두었던지 돈을 적게 들인 탓에 엉성한 티가 엄청난 영화다. 그냥 배우들의 연기와 복고의 매력과 신파를 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가 있다. 

어릴 때부터 바다틀 배경으로 물질을 하면서 살아가는 조춘자와 엄진숙은 악연으로 묶이게 된다. 그러던 중에 누명 아닌 누명을 쓰고 조춘자는 사라졌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엄진숙과 마주하게 된다. 어릴 때 별 볼 일이 없었던 장도리는 촌놈인데 불구하고 여성에게 끊임없이 어필하기도 하고 어설프게 나쁜 짓을 잘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메이크업을 복고로 한 것까지는 알겠는데 밀수에서 김혜수를 보니 역시 나이는 어쩔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그 정도 나이면 아무리 관리를 잘했어도 어쩔 수 없는 변화들은 있다. 영화 속에서 핵심이 되는 역할을 하면서도 나름의 로망과 신뢰를 가지고 있는 조춘자로 등장한다. 

밀수에서 가장 욕심이 많고 탐욕스러움을 넘어서 악역은 세관 계장인 이장춘이다. 살던 마을에 화학공장이 들어서면서 어촌 군천의 해녀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던 중에 밀수를 통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다시 경제가 돌기 시작한다. 

영화 속에서 권상사는 전국적으로 노는 밀수업을 하는 월남전의 용사로 그려지는데 왜 권상사를 나름의 멋진 캐릭터로 포장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남자들 중에서 그나마 가장 멀쩡해 보이는 역이기도 하다. 여자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설정은 권상사에게는 안 어울려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 치고 본다. 

물질을 하는 언니들과 친하면서 중간에서 여러 정보를 전달하는 다방 사장 역할을 하는 고옥분은 나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배우이기도 하다. 이 영화가 80년대 아니 90년대 라도 개봉했다면 상당한 인기를 누렸을 테지만 연기를 빼고 혹은 설정을 제외하고는 전제적으로 연출하는 것도 촌스럽다. 일부러 그랬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영화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조춘자와 엄진숙이 반목을 하다가 서로 화해를 하고 신뢰를 가지면서 이 어려운 고난(?)을 이겨내고 해피엔딩으로 간다는 설정이다. 

해녀들의 삶에 대해서 많이 썼기 때문에 그녀들의 유산이라던가 제주도에서의 문화도 잘 알고 있는 편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제대로 고증(?) 한 것은 그녀들의 숨비소리다. 물질 후 물 위로 나와 숨을 고를 때 내는 소리가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숨비소리를 하는 것은 빠르게 호흡을 정돈하고 다시 바다로 들어가기 때문에 빠른 공기 배출과 흡입으로 소리가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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