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20. 2024

쥬만지와 애플 비전 프로

현실 속의 공간 컴퓨팅과 가상세계 속의 현실 같은 미래의 충돌 

확실히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초기 앱을 개발할 때만 하더라도 한정된 자원에 한정된 서비스와 앱으로 한계가 있었고 시장도 크지 않았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고 구글이 안드로이드세상을 열면서 15년간 생활 속의 모든 서비스는 손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스마트폰의 성능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CPU를 비롯하여 저장장치등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고 이제 스마트폰을 예전처럼 바꾸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과유불급이라고 할 때 지나칠정도로 좋은 하드웨어의 성능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구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럼 여기서 멈출 것인가. 그럴 기업들이 아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구글이나 메타뿐만이 아니라 여러 기업이 공간 컴퓨팅을 하기 위한 하드웨어 기기를 내놓았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애플이 자존심을 걸은 비전 프로를 내놓았다. 비전 인공지능이 들어간 비전프로는 확실히 흥미로운 기기이기도 하다. 공간 컴퓨팅 생태계는 이제 깔리기 시작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애플이라는 거대기업도 홀로 할 수는 없다. 그러던 중 쥬만지 : 넥스트레벨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을 뛰어넘은 경험치를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거기에 가치를 부여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현실과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선명한 디스플레이 위로 펼쳐지는 가상 세계 경험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그 어지러움으로 인해 20분을 넘기지 못한다는 사용자들도 있다. 솔직히 일론 머스크나 나름 유명한 리뷰어가 떠드는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은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가격이 467만 원의 이 기기는 우선은 시장을 열지 못할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애플은 차기작이나 차차기작부터 시장을 만들어갔다. 만약 20년쯤 후에 비전 프로를 비싸게 팔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제품을 사서 잘 소장해도 좋을 듯하다. 

옛날의 구형 비디오 게임이지만 주만지 게임은 비전 프로와 같은 기기들이 지향하는 실체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사람의 몸은 한계가 있다. 공간의 한계도 있고 실제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것도 어렵다. 그렇지만 더 현실 같은 세상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쥬만지 게임으로부터 가까스로 탈출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스펜서와 친구들. 어느 날, 스펜서는 망가진 쥬만지 게임 속으로 사라지고 마사와 베서니, 프리지 역시 그를 찾기 위해 다시 들어가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일이 쥬만지 넥스트 레벨 속의 세상이다. 

드웨인 존슨과 잭 블랙의 케미, 드웨인 존슨 와 카렌 길런과의 로맨스 등과 함께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내가 게임 속으로 들어간다면?'이라는 생각을 스크린에 옮겨두었다. 쥬만지로 들어간 이유는 '브레이브스톤이 되고 싶어서'이다. 사람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마음을 대리만족시켜 준다. 영화 속에서는 정글, 사막, 설산 등을 지나서 보석이란 성취를 이루게 한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위협적인 동물 뱀은 사기꾼, 타조는 현실도피주의자, 원숭이들은 마약, 술, 섹스 중독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 그 가치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영화 속에서처럼 우리는 생명을 세 개쯤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공간 컴퓨팅이라면 가능한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다. 영화는 코미디 장르답게 적당하게 재미있고 유쾌하다. 

예전처럼 스마트폰을 빠르게 바꾸고 싶은 마음이 더 없어지고 있는 이때에 시장은 포화상태가 된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은 몰라도 충분한 성능이 뒷받침이 되면 굳이 스마트폰을 바꿀 이유를 찾지를 못하게 된다. 필자 역시 누가 훔쳐가거나 부서지지 않는다면 최소 5년은 넘게 쓸듯 하다. 기업들은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에 대해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AI를 내세운 SKT나 KT의 주가가 실체가 딱히 없는데도 불구하고 저 PBR이라는 마법에 걸려 1년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금방 사그라들겠지만 이미 그 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능력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냥 배당 잘 주고 전통적인 사업을 잘 영위할 것으로 보인다. 주만지 넥스트레벨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보이지 않지만 더 현실 같은 세상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밀수 80년대라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