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25. 2024

신병 2

군대에는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이는 이상한 공간

군대라는 조직은 사람의 본질을 보게 하는 곳이다. 청소년 때부터 범죄를 저지르는 싹수가 애초에 없어 소년원을 제집 드나들듯이 다녀온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군대를 가게 된다. 즉 범죄자가 될만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복무를 해야 하는 곳이 군대다. 물론 정치인이나 돈이 아주 많은 기업의 자손이라면 군대를 안 갈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보통은 군대를 가는 것이 한국의 헌법에 명시가 되어 있다. 그래서 가보면 별별 놈들이 다 온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제 군대의 훈련소는 논산으로 통일이 되었다. 춘천의 102 보충대나 의정부의 306 보충대는 각각 2016년과 2014년에 해체가 되었다. 저출산으로 인해 군대에 입대하는 남자들의 수가 줄어서 자연스럽게 군대조직은 모두 개편되고 많은 부대가 해체의 과정을 거쳤다. 올해는 1사단, 9사단, 25사단의 신교대가 해체되고 2025년에는 28사단의 신교대가 해체된다.  제대 이후에 군부대를 갈 일이 없지만 일이 있어서 군부대를 들어갈 때가 있다. 보통은 사령부나 관련 편의시설을 가는 경우가 많다. 신병 2라는 드라마를 보면 그때와는 다르지만 군대 내에서의 인간관계는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군대에서 가장 활기가 넘칠 때는 바로 신병이 들어올 때다. 신병이 들어오면 신병을 놀리고 괴롭히는(?) 재미에 사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사회에서 무엇을 했던지 공부를 잘했던 못했든 간에 군대에 들어오면 어리숙하게 변해버린다. 어리숙하게 변하는 것은 그만큼 군대라는 조직이 사회의 일반적인 관점과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회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곳이 군대라고 보면 된다. 훈련 같은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로 인한 갈등이 힘든 것이 군대다. 

군대를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1년에 훈련을 두어 번 정도는 나간다. 일상에서 하는 것처럼 낭만 있는 캠핑 같은 것은 전혀 없다. 배고프고 춥고, 지저분한 그런 훈련을 하고 나면 부대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게 되는 것이 야외훈련이다. 이제 앞으로 군대에서 취사병도 사라질 듯하다. 그리고 평시 군급식은 뷔페식으로 바뀐다고 한다. 이미 일반전초(GOP)와 해·강안 조립식 생활관은 영구 시설물로, 신교대 침상형 생활관은 침대형으로 바뀌었다

사실 기업이 가장 쉽게 돈을 버는 것은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다. 옛날에 양반들이 노비를 이용해 재산을 불린 것은 거의 무급으로 그들을 부려먹었기 때문이며 한국군대가 지금까지 유지되었던 이유는 저렴하게 남자들을 부려먹었기 때문이지만 2010년대부터 급격하게 월급이 올라서 병장 기준 월급이 165만 원에 이른다. 신병 2는 현실적인 군대생활을 잘 그려냈다. 어찌 보면 꼰대기질이 충만한 중대장으로 인해 갈등이 병사들에게 이어지고 그걸 해소하는 과정이 신병 2의 주된 내용이다.  

군대에 가면 정말 이상한 놈들이 몇 명 있다. 군대가 그 기질을 끌어낸 건지 원래 그런 놈인지 모르는 그런 놈들이다. 보통 군대를 제대하고 나면 한 5년 정도는 군대에서 같이 생활했던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10년을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직업으로 있었던 사람들은 다를 수 있다. 자연스럽게 멀어진다고 할까. 신병교육대에서 기초군사훈련 및 후반기 교육처에서 후반기교육을 마치고 받은 각종 보급품이 담긴 더플백을 메고 복무할 부대에 이등병을 보통 신병이라고 부른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은 신병 2를 보면서 나름 재미를 느끼고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도 과거를 회상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2월 24일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2주년이 되었다. 1990년대부터 ‘짧고 굵은’ 정밀타격 전쟁을 위해 정교하고 우수하지만 값이 비싸고 정비에 시간이 걸리는 첨단 무기 개발·생산이 각광받았지만 세계에서 군사력 밀도가 가장 높다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걸프전처럼 정밀타격을 하는 첨단 기술전쟁 대신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길고 어려운 장기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사람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군대도 2000년생들은 상당수 제대했다. 군대에서의 생활패턴을 보면 미래의 사회변화도 보이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 남자 사기, 그 여자의 거짓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