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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5. 2017

믿는 것, 보는 일

당신은 어떻습니까.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보는 것 안에서만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느슨한 표현으로 경향이라고 했지만 단정 짓는 사람도 꽤 많다. 나이가 들어서 보수(한국에서의 그런 정치적인 것이 아님)가 될수록 자신이 지금까지 지지해왔던 생각과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 그래서 그 프레임에 맞춰 모든 것을 보려고 하고 판단하려고 한다. 자신의 생각과 벗어나는 것을 보지 않기에 쉽게 변하지도 않는다. 즉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 인생관의 타당성을 부여한다. 


보통 변화의 가능성을 가진 진보성향을 가진 이들은 조금 더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들 또한 프레임에 맞춰 세상을 본다. 왜냐면 그들이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사상 프레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이지만 여전히 그 방법은 정치적으로 먹히고 있다. 한국전쟁 전후를 겪었으며 산업화 시대를 지나온 60대 이상 세대들의 경우 정치적, 경제적으로 소외되면서 구심점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최근 일어난 일련의 정치적 이슈가 마침 좋은 기회가 되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서 믿음을 만들어가면 팩트도 중요하지 않고 진실도 필요 없다. 오로지 구심점을 위한 억지주장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근육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퇴화된 근육을 다시 쓰기 위해서는 계속 사용할 때보다 훨씬 어렵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곰곰이 다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누군가의 생각에 의해 결정지어진 것이나 믿고 싶다고 믿는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지위, 언론, 유명인 등이 말하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뉴스에서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나오는 뉴스를 제외하고 진실은 많지 않다. 각종 토론이나 예능, 시사프로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모두 사실도 아니고 모두 믿을만한 가치가 있지도 않다. 그러나 그걸 다시 곱씹어 보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는 연습을 하지 않아본 사람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생각을 하면서 진실을 보는 눈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수 있지만 여론은 조작하기는 쉬워진다. 수많은 거짓 정보 속에 진실을 가려내고 만들어진 캐릭터 속의 알맹이가 무엇인지 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많아지면 쉽게 사람을 선동하기도 힘들고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마치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처럼 꾸며내기가 힘들다. 


믿음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보는 것에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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