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의 순간들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이 있는 연산 문화창고

무용, 체조, 발레, 다이빙등의 공통점이 있다. 발끝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모든 삶에서 빛나는 순간은 아주 잠깐으로 지나고 보면 언제 그런 적이 있었나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요즘에는 사진으로 찍어서 남기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이라는 전시전을 보기 위해 논산에 자리한 연산문화창고로 발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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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문화창고에서는 볼만한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전을 열고 있어서 생각나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겨울에서 봄 초입까지 이곳에서는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실물과 동일한 크기와 질감으로 재현한 레플리카 작품 54점을 만날 수 있었다. 앙리 마티스는 20세기 예술계에 큰 영향을 끼친 예술가이자 야수파의 선구자로 유명한데 화려한 원색 물감을 사용해 내면의 감정을 표현한 앙리 마티스의 초기 작품부터 생애 마지막 작품까지 본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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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이곳에 찾아와 물놀이와 각종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 아이들은 얕은 물 위에서 무언가를 띄워놓고 끌어당기기에 모든 정신이 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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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문화창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8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3월이 지나가는 이때에 미국,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투스카니, 캐나다 퀘벡 등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휴스턴 발레단, 펜실베이니아 발레단 등 세계 정상급 무용수들과 협업해 전 세계 각지에서 ‘우리 삶의 빛나는 순간들’을 주제의 전시전이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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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펄린이나 와이어, 안전장치 없이 도약하는 무용수의 정직한 신체의 움직임을 ‘1000분의 1초’로 포착한 마법 같은 순간들을 담은 사진작품 43점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전이다. 고대 독일어 'danson'(잡아 늘리다, 잡아당기다)에서 나온 말이 무용인 dance의 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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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이런 모습의 인증숏을 많이 찍지만 무용수들의 인증숏은 남다르다. 모든 동작에 자신만의 힘과 절제가 들어가 있다. 특히 발의 표현력이 남다르다. 무용수들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도약했던 촬영 과정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꿈에 대한 도전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치유의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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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심 속에서 많은 모습을 보지만 대부분 무의미하게 지나쳐간다. 공연장 밖으로 나와 일상 속에 녹아있는 기쁨과 환희의 순간들을 표현한 무용수들의 경쾌하고 다이내믹한 춤을 순간 포착하는 것은 생각의 틀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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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메라의 성능이 상당히 좋아져서 1/1,000초의 순간포착이 어렵지 않을지는 몰라도 작품과 같은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십 번의 동일한 동작과 촬영의 과정을 거쳐서 만든 작품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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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매터의 작품을 관람하고 직접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보면서 작가의 창의성을 경험해 보고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참여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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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를 활용한 운동에서 혹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발이다. 손은 자유롭지만 발은 생각보다 자유롭지가 않다. 그래서 항상 발등에서 발끝까지 이어지는 그 선을 중요시한다. 무용의 본질은 음악적이며 무용가는 음악의 정서적 내용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무용의 고유한 이미지는 신체의 동작으로 형성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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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거리는 아지랑이 사이로 늘어진 버들가지는 이리저리 산들바람에 실려 몸을 비트는 가운데 사람은 무언가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가냘픈 여인이 연상되는 버드나무와 무용수의 모습이 제법 잘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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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있을 삶의 순간을 포악한다면 우리는 조금 더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중력이라는 것은 항상 우리를 땅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운명이 우린가를 어딘가로 이끌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사진 속의 무용수들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순간의 포착과 빛나는 순간들은 항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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