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봄. 봄

Spring & Seeing in Literature의 국립중앙도서관

보다, 봄이다, 봄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문학이라는 것의 가치는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전시실에서 '문학의 봄·봄(Spring & Seeing in Literature)' 전시 개막을 했다. '상춘곡', '덴동어미화전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도상옥중화' 등 봄을 소재로 한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문학작품, 그림, 영상, 음반 등을 소개하는 이 전시전에서는 봄비를 활용한 인터렉티브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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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은 1945년 10월,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총독부 도서관 건물과 장서를 그대로 인수해 국립도서관으로 개관했다. 지하철 3, 7, 9호선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 누에다리가 있는 서리풀공원 쪽으로 걸어서 10분. 공원 북쪽 능선 요지에 자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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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찾는 건 삶의 스타일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책, 그 이상의 가치를 담은 문화 공간임을 뜻하며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들에서 집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도서관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도서관들은 저마다 귀중한 자료를 소장하고 우아한 건축물로 도시의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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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의 1층의 전시실에서는 올해의 봄을 알리는듯한 전시전이 열기고 있는데 그 이름은 문학의 봄, 봄이다. 지혜롭게 늙어가는 것이란 어떤 의미일까. 인문서 저자와 독자가 현장을 찾아가서 인생을 이야기한다.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세상밖으로 꺼낸 인문학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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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한국문학관이 함께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봄을 주제로 한 시와 소설, 영상, 그림과 편지 등 약 45점을 모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붓과 펜을 좇아 시대순으로 다양한 봄의 의미를 살펴보는 자리였다. 상춘의 기쁨, 생명에 대한 예찬과 경의, 봄의 자유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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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느끼게 한 작품은 정극인이 지은 상춘곡이라는 시다. 상춘이라는 말은 "봄을 기념하다"라는 뜻으로 작자가 치사 후 태인에 돌아와 자연에 묻혀 살 때 지은 것으로, 속세를 떠나 자연에 몰입하여 봄을 완상하고 인생을 즐기는 지극히 낙천적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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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풍속화가 신윤복의 그림 ‘연소답청(年少踏靑)’에도 절벽과 젊은 여인의 머리에는 분홍 진달래를 그려 넣기도 했었다. 봄이 너무 일찍 와도, 늦게 와도 세상의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음을 뜻하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가 소군원(昭君怨)이란 시에서 ‘오랑캐 땅에 풀과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며 왕소군의 애상을 담은 것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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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의 해당화에서 봄이 오는 것에 대해 시를 쓰기도 했으며 봄에 대한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전시전에서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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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야기가 사랑이야기만 한 것이 있을까.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단옷날 시작된 성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도 이곳에 있다. 다양한 작품과 그 의미를 담은 이곳에서 사진과 작품으로 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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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을 말했던 성춘향과 관련된 사진과 다른 봄노래도 들을 수가 있다. 계절과 무관하게 고단한 인생을 달래주는 봄노래로 봉선화, 아리랑 낭낭, 꽃마차, 봄날을 간다를 LP판으로 감상해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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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어화 우리 벗님네야, 화전놀이 가자스라’에서는 조선시대 들과 산으로 나가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작품을 볼 수 있다. 2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근대문학이 식민의 비애와 함께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3부 ‘향긋한 그리고 알싸한 그 내음새’에선 봄꽃이 흐드러지게 핀 단옷날 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4부 ‘봄은 고양이로다’는 봄을 노래한 시와 수필을 전시해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봄’ 의미를 문학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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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시인의 표현처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 그렇지만 그 봄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달라질 것이다. 봄은 어떻게 다가올지 봄이 어떻게 느껴질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전에서 봄을 이야기했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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