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마지막공주

신라가 사라진 세상에서 제천에 머물며 보낸 덕주공주

약수터에서 발원한 듯 졸졸 가늘게 흐르던 계곡물은 마방골에서 내려온 계곡과 합류하는 곳에 크지는 않은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물소리가 우렁차고 수량이 많은 큰 계곡이 되어 달천으로 흘러드는데 대웅전, 관음전, 약사전, 산신각 등 법당들이 널찍한 간격을 두고 자리하고 있다. 묘한 분위기의 사찰로 특히 산신각이 영험한 느낌이 들었다. 깊숙한 바위 안에 들어서 있는 산신각이 이렇게 잘 꾸며진 사찰도 많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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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찰의 이름은 덕주사로 신라의 마지막 공주 덕주공주(德周公主)가 마의태자(麻衣太子)와 함께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 마애불이 있는 이곳에 머물러 절을 세우고, 금강산으로 떠난 마의태자를 그리며 여생을 보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서 아련한 느낌이 드는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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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의 승려들이 건물이 협소하여 부속건물을 지으려고 걱정할 때 어디선가 소가 나타나서 재목을 실어 날랐다고 한다. 소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니 현재의 마애불 밑에 서므로 그곳에다 부속건물을 지었고, 소는 재목을 모두 실어다 놓은 다음 그 자리에서 죽었으므로 죽은 자리에 우탑을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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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주사는 제천 월악산의 모습을 닮은 곳이다. 오랜 흔적이 곳곳에 남겨져 있는데 원래의 덕주사는 1964년 보물로 지정된 덕주사 마애여래입상 앞에 있었는데, 1951년 군의 작전상 이유로 소각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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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없어지고 떠난 마의태자 일행이 금강산으로 가기 위해 하늘재에 들어섰을 때 고려의 호족들이 그들을 막아섰다고 한다. 신라 재건운동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 후에 마의태자는 미륵사에, 덕주공주는 덕주사에 유폐당했다. 이때 공주는 마애불을 세워 망국의 설움을 달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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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없어지게 되면 그 왕족이나 관련된 사람은 모두 제거당하게 된다. 신라가 그러했고 고려시대의 왕 씨들 그리고 조선 이 씨 왕조 역시 그렇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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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 시화가 개나리라서 그런지 몰라도 노란색의 개나리가 더욱더 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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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은 마치 물살처럼 밀려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 길을 따라 봄나들이를 나선 사람들의 여행도 이어지고 있다. 강바람을 즐기며 봄을 만끽할 수도 있고 이렇게 산으로 찾아와서 고요함을 느꺼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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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월악의 모습을 닮은 것처럼 자연바위의 사이에 산신이 들어서 있는 덕주사의 산신각은 독특하고 영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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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 지역공간의 중심이며, 산신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지켜주는 존재로 믿어졌던 것이다. 산신각은 불교 밖에서 유입된 신을 모시는 건물이기 때문에 전(殿)이라 하지 않고 반드시 각(閣)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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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신앙이 신선사상(神仙思想)과도 관련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산신각에 모셔지는 산신의 모습이 일반적으로 선풍도골(仙風道骨)의 노인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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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주사로 찾아가는 길목에 자리한 계곡은 덕주골이라고 부르고 있다. 수수한 계곡이 이어지는 이곳의 월악산 산행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이 '사찰 기행'이다. 영봉에 오르기 위해 들머리로 삼는 덕주사(德周寺)와 신륵사(神勒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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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주사에는 대불정주범자비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1988년 송계계곡 하천 정비 중에 발견하여 월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안치하였다가 현재의 위치에 옮겨 놓았다. 비석에는 고통받는 중생을 구한다는 내용의 이야기가 쓰여 있다. 산스크리트어를 적는 데 쓰던 표음 문자였던 범자는 일련의 문자 체계는 고래로 우리나라에서 훈민정음 기원론의 대상으로 일부의 학자들이 지목하여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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