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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9. 2017

베트남 붕타우 호텔

거주하다 or 살아보면 다른 느낌 

호텔에서 거주한다는 것은 여행이 아니고는 일반인들이 하기 쉽지 않은 경험이다. 편하고 깔끔하고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호텔은 굳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도 모든 것의 생활이 가능하다. 어떤 공간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비용을 내는 것에 있어서 대부분 선불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호텔은 후불이다. 공간을 임대한 것부터 시작해서 온갖 서비스와 자신이 이용한 시설에 대한 비용을 체크아웃할 때 계산한다. 생각 외로 편리하다. 그러나 다른 곳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 


호텔에 대한 정의는 영리적인 목적으로 일반 대중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건물을 의미한다. 단기, 장기 체류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거주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건물이 호텔이다. 미국 같은 경우는 방비에 식비가 포함되지만 유럽의 경우는 따로 계산한다. 한국도 일부 포함되기도 하지만 따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들어가는 입구의 호텔 로비는 그 호텔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휴양지의 색깔이 강한 곳에는 휴양지 호텔이 세워지나 주거 호텔의 성격을 띠고 있는 곳도 있다. 호텔에서 영구 거주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영구 거주하느 사람들의 대부분은 수입이 큰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호텔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Tuong Dai Liet Sy의 원형 교차로를 마주 보고 있는 이 호텔은 붕타우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호텔에 속한다. 이 정도 규모와 서비스의 호텔은 붕타우에서 다섯 손가락에 안에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각종 편의시설은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제주도에 있는 5성급 호텔보다 더 시설이 좋다. 

붕타우가 휴양지이면서 바다를 삼면에 두고 있는 곳이니만큼 이곳의 인테리어는 바다를 닮아 있다. 바다를 연상하게끔 하는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눈에 뜨인다. 특히 로비에 있는 다양한 범선 모형은 한 번쯤은 주의 깊게 볼만하다. 

호텔의 식당은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면서 그곳에서 식사를 하는 곳이기에 무척 중요한 곳이다. 호텔의 대부분의 식당은 1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일부 호텔에서는 고급식당은 뷰가 좋은 최고층에 자리하는 경우도 있다. 

로비의 라운지에는 베트남 전통 모자인 농이 인테리어로 장식이 되어 있다. 베트남에서 흔히 만나는  ‘농’은 베트남에서 예부터 서민들이 주로 사용해 오던 모자로 모자의 원형 지름은 기본적으로 약 41cm로 되어 있으며 내부의 뼈대는 16개의 가는 대나무로 되어 있다. 베트남을 여행 가본 사람은 한 번쯤은 써봤을 만한 모자로 ‘농’을 만드는 일반적인 잎의 재료는 세 가지가 있는데 “라 맡깟, 라 께, 라 좐”(lá mặt cật, lákè, lá dặn)등이 보통 사용된다. 

크지 않은 집에서도 공간에 따라 구분이 되어 있다. 호텔 역시 그 구분이 명확하다. 이 호텔의 2층에는 비즈니스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미팅, 업무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이 머무는 층만 이동할 수 있지만 이곳은 모든 층에 거주하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이곳에서는 모든 층의 비상계단은 비상시를 제외하고 잠겨 있다. 엘리베이터로만 자신이 머물고 있는 객실의 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호텔은 서비스에 대한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공간이다. 거주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여유를 주고 있는데 구석구석에 각종 예술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그것을 살펴보면서 나름의 해석을 해보는 재미도 있다. 

한국 사람들이 잘 가는 베트남 해안 휴양지는 다낭이나 냐짱으로 다낭에 있는 5성급 호텔은 대부분 해변에 자리한 리조트 호텔이며 냐짱의 경우 시티 호텔의 형태를 띠고 있다. 붕타우 역시 해변에는 리조트 호텔의 성격을 하고 있지만 조금 안쪽으로 들어오면 시티 호텔의 형태를 하고 있는 곳도 많다. 

색다른 뫼비우스의 형태 같은 작품이다. 뫼비우스는 독일의 수학자였으며 해석 기하학과 위상수학의 대가였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졌지만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공간은 한 면만을 가졌으며 띠를 따라서 가운데를 자르더라도 하나의 띠가 만들어진다.  

한국 사람들은 여가를 제대로 즐기고 있을까. 여가란 개인이 가정, 노동, 사회적 의무로부터 벗어나 휴식이나 기분전환을 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한다. 한국인들의 여가활동은 매우 단순화되어 있고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남자나 여자 모두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럴만한 공간이 필요한데 이 곳은 그런 공간들이 참 많다. 커피 한잔을 들고 이곳으로 올라가서 야외의 경치를 보면서 생각하는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게 느껴진다. 혼자 있음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은 여행에서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괜찮다는 호텔에서 식사를 하면 빵이 제공이 된다. 중국의 오랜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은 이후 100여 년간의 프랑스의 지배로 인해 음식문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베트남에서 바게트는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베트남 고유의 향이 있는 재료가 첨부되기도 하고 햄이나 계란이 안에 들어가기도 한다. 살짝 구워서 나오는 빵인데도 불구하고 맛이 괜찮다. 가벼운 아침식사로 바게트와 커피 한잔도 괜찮다. 

국물이 있는 베트남의 누들 수프인 포(Pho)는 베트남 전통 조리법으로 만든 음식으로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것 같지만 생각만큼 오래되지는 않은 음식이다. 학계의 의견에 따르면 100여 년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지금도 서민적인 음식이지만 처음에 생겨났을 때는 길거리나 전통시장의 구석에서 팔던 음식이었다고 한다. 

국물이 있는 포를 먹다가 이날은 각종 야채와 먹거리가 풍부하게 들어간 비빔 베트남 국수를 먹어보기로 했다. 고기와 고수 등의 향신료가 들어갔는데 한국의 비빔국수와 전혀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살짝 짠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서 식감이 꽤나 괜찮다. 

베트남의 음식은 쌀로 이용한 것이 상당히 많다. 1년에 2 모작을 할 수 있는 나라 베트남은 쌀로 이용해 만든 차오저우 마두나 얇은 피로 싸 먹는 딤섬이 유명하다. 이 호텔에서도 베트남에서 하는 대부분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베트남 쌀은 한국의 쌀고 달리 인디카 종인 안남미로 가벼우면서도 입안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이 독특하다. 호텔에서 볶음밥을 주문하면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먹다가 지치기도 한다. 무언가 몸에 좋은 향이 넘치는 밥에 각종 해물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 건강하게 식사하는 느낌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여유를 즐기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이 순간만큼은 이곳이 내 집이 된다. 한국이라는 관성에서 벗어나 멀리 떨어지니 속박에서 벗어난 것 같다. 


거주에 대한 개념이 조금은 아니 많이 달라졌으면 좋겠다. 인생을 사는 것은 말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지 집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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