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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8. 2024

대외비

혐오스럽지만 외면하면 안 되는 정치인과 그 주변인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총선이 끝이 났다. 한국에서 정치인들이 왜 정치를 하려고 할까. 말로는 서민과 국민을 말하지만 단적으로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치가 가장 힘들고 더럽고 쉴 수 없는 일이라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분명히 적을 것이다. 분명 한국의 국회의원은 일은 참 안 하는데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간다. 그래서 너도 나도 그걸 하고 싶어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온갖 잡음이 나오게 된다. 문제는 세상에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다양한 법안을 그들이 결정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삶에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정말 이상한 일들이 합법이 되고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불편하게 만들어 불법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지금도 호남이나 영남에서는 국민들의 치우친 선택이 공천의 왜곡을 불러온다. 대외비라는 영화의 배경은 1992년 부산이다. 밑바닥 정치 인생을 끝내고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후보 해웅은 그 해의 선거에서 금배지를 달고 싶었지만 권력 실세 순태에게 버림받으면서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하게 된다. 공천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달콤하고 많은 돈과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면 그런 권력의 피라미드가 생겨나지 않겠지만 사실 사람들은 온갖 거짓정보와 언론에 휘둘리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검찰이 꿀 빠는 일이 바로 정치인들의 정보를 쥐는 것이다. 경제사범과 정치사범을 검찰이 좋아하는 이유는 그곳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검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상당수의 검사가 꿀 빠는 보직으로 가고 싶어 한다. 그래서 특수부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언가 걸리기면 하면 압수수색을 한다. 압수수색을 하면 온갖 정보를 손에 쥐게 된다. 누군가를 살리고 죽이는 힘을 손에 쥔다면 사람은 충분히 악랄해지고 탐욕스러워질 수 있다. 대외비에서 검찰은 그런 존재고 실제로 현실에서도 그런 검사들이 참 많은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온갖 부정선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해웅은 순태에 의해 짜인 선거판을 ㅜ디집기 위해 부산 지역 재개발 계획이 담긴 대외비 문서를 입수하였다. 여기에 행동파 조폭 필도를 통해 온갖 불법적인 일을 맡긴다. 정치인이 알게 모르게 돈을 버는 방법은 국가 예산이 들어가고 도시계획법을 바꾸면서 까지 개발을 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자신의 돈이 아닌 유권자들의 돈으로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탐욕이 더해지면 현실세계가 완성이 된다. 

비밀스러운 정보가 담긴 문서가 대외비다. 회사에서 혹은 정부부처의 글을 쓰다 보면 대외비인 자료를 접하기도 한다. 최근 MBC에서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제목의 KBS 대외비 문건을 공개하여 시끄럽게 들끓고 있다.  ‘임원, 자회사 사장, 감사, 국장급 직위는 가능한 우파 등용’ ‘KBS 공중분해’ 등 조직 장악 지침이 담긴 해당 문건에 대해 KBS는 “괴문서”라며 문서 작성자·배포자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라고 한다.  

일부 정치인과 일부 언론인들이 혐오스럽다고 해서 외면하면 안 되는 것은 최소한 그들의 판으로 모든 것을 망치게 놔두면 결국 부메랑이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악화과 양화를 구축하듯이 더 지저분한 정치인이 조금 덜 지저분한 정치인의 자리를 차지하게 만드는 것은 국민의 힘을 대표하는 정치의 힘을 그냥 놔두는 것이다. 타이타닉과 같은 큰 배는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쉽게 방향을 바꾸지 못한다. 잘못된 기미가 바로 눈앞에 보일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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