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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7. 2024

레인메이커

세상은 온갖 이해할 수 없는 과정들의 변주곡 

오래전에 미국작가들의 소설을 많이 읽을 때 존 그리샴의 소설도 적지 않게 읽었다. 대중적인 법정소설가로 알려진 존 그리샴은 법률가다. 자신의 경험이나 판결 혹은 여러 이야기를 잘 엮어서 작품을 써왔다. 지금도 작품활동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참 많이 읽었다. 존 그리샴의 소설 중 레인메이커라는 소설이 있다. 레인메이커는 말 그대로 비를 만드는 사람으로 북미 인디언들에게 기우제에서 주문을 외는 주술사에서 유래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비를 오게 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은 결국 민생하고 연결이 되는 것이다. 


멤피스 주립대 법대를 다니던 루디 베일러는 졸업을 앞두고 취직 자리를 찾아가 부르저스톤이라는 저명한 변호사의 회사에 들어가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그가 맡은 사건은 그레이트 베너핏이라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를 냈다가 거부당한 토니 레이블랙이라는 급성 백혈병 환자의 소송건이다. 개인적으로 보험영업사원이 많은 판매고를 올린 것이 과연 자랑할만한 일일까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과연 사람들에게 필요한 보험을 권했는지를 고민해 볼 때 대부분의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보험회사가 그렇게 높은 실적을 내고 시내에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빌딩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적게 보상해 주고 많이 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보험회사는 보험가입을 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로 가입하게 만들고 청구건은 최대한 주지 않으려는 악덕 보험사다.  보험회사는 최고의 법률회사 소속의 최고 법정 변호사 리오 F. 트리먼트를 고용하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이 된다. 한국에도 적지 않은 악덕 보험사들이 있다. 그런 보험사에서 근무하는 보험 영업사원들은 과연 당당할까. 가입-보험처리-보상을 서로 다른 사람이 한다면 보험가입을 권하는 보험설계사들의 말은 거짓이 될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입시킨 사람이 책임까지 지게 한다면 그렇게 보험실적을 올리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의 사례를 많이 거론하는데 그 회사들이 정직하고 개개인들의 의식이 높아서가 아니다. 사람의 탐욕을 제어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강력한 법을 만들어두었다. 강력한 법은 하고 싶지 않아도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다. 미국이나 유럽의 수많은 회사들이 과거에 탐욕스러운 짓들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사람이 변하고 정치를 활용해 강력한 법을 제정해 놓았기 때문에 그들이 덜 탐욕스럽게 된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한국의 법을 생각해 보게 된다. 한국의 법은 쓸데없이 디테일하고 전관예우는 이상하게 강력하며 그 처벌은 돈이 있을수록 솜방망이가 된다. 정치는 법률가들에 의해 과대 대표되고 있어서 모든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해주지 않는다. 우리의 모든 삶은 모두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직도 자정작용을 하고 강력하게 리딩하는 것은 그만큼 제도와 법률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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