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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6. 2024

남의 삶

옥천 안남면의 오래된 느낌의 카페를 방문하다.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라던가 보편적인 생각에 대해 가끔씩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장소는 정해지지 않은 곳으로 존재하며 그 일정치 않음은 무언가 일어나기 위한 여지를 의미한다. 그 결과 미래로 열려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떤 공간을 방문한다는 것은 자신이 있음으로써 발생하는 다른 곳에서의 가능성은 없어진다는 의미다. 즉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가능성이 있다. 

옥천의 안남면이라는 곳을 방문했을 때 우연하게 파란색의 오래된 건물로 된 카페를 방문하게 되었다. 마침 목도 마르고 해서 음료 하나를 주문해 보며 안에 자리한 작은 전시공간도 돌아보는 사긴을 가져보았다.  

카페를 방문하다 보면 가끔 해세의 이야기를 보기도 한다. 해세는 고통을 느끼면서 행복을 추구했던 사람으로 자신의 경험을 수필, 동화, 시 등 다양한 장르의 글과 그림으로 옮겨 두기도 했는데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았던 이야기다. 

카페는 오래된 가옥을 그대로 활용하여 만들어놓은 곳이다. 바깥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바깥을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드는 곳이다. 

6월이 되면 무더운 날씨가 시작이 될 텐데 올해는 얼마나 더울지 기대보다는 열기가 먼저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연하게 찾게 된 카페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내용을 담은 소설도 있고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책들도 있다. 

카페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곳 주인이 거주할 것 같은 짐이 자리하고 있으며 안쪽으로는 전시공간이 나온다.  이곳에 걸린 작품들은 서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  

예술작품들을 보면 다양한 해석과 이해를 동반하게 된다. 세세히 보아야 디테일을 알 수가 있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그 이유를 충족하는 삶을 살아가야 될 이유도 생긴다.  

서각에 사용되는 목재 재질은 다양한데 느티나무, 호두나무, 박달나무는 단단하고, 오동나무, 은행나무, 향나무는 연하다고 한다. 서각에서 음각은 서각기법 중 기본으로 글자만 새겨들어 가는 것이고, 양각은 문자만을 남겨둔 채 글자 외부를 파내 글자가 튀어나오게 하는 각법이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건강’해질 수 없으며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다. 물론 내게도 고통이 없는 날이란 드물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또다시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고 운명을 사랑하게 된다."

- 헤르만 헤세 삶을 견디는 기쁨

즐거운 일이란 무엇일까. 몰랐던 것을 아는 기쁨일까. 아니면 기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일까. 기다리고 있으니 음료가 나왔다.  

예술가의 종착지이자 목적지는 미지의 공간에 멈추어 서는 것이기도 하며 마을 이름이 무엇이든 개의치 않고 걷다 보면 때론 숲을 발견할 것이고 다른 풍경 속에서 숨어 있는 구름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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