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나눔길까지 조성된 보령 무궁화수목원의 여름
전세게의 인구 중 70%가 도시에 몰려 살고 있는 지금 도시 속에서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갖추려고 하지만 공간의 한계로 인해 자연을 만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도시마다 안전한 환경의 수목원을 만들어두고 다양한 수목과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풀이 우거져 있는 산을 가서 자연을 만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제약도 따르게 된다. 다양한 식물을 심어놓고 가볍게 산책하고 피크닉을 할 수 있는 수목원은 도시에서 삶의 복지를 실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4~5월에 개화하는 배꽃과 조팝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170m 길이의 꽃터널은 수목원 내 봄철 최고의 포토존으로 ‘나만의 인생샷’을 찍을 수 있었던 수목원은 이제 다른 색감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무궁화수목원은 총면적 24ha에 교목류, 관목류, 초본류 등 1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자원으로 조성돼 있으며, 삼천리·광명·한마음·선덕 등 150여 종 6000그루의 다양한 무궁화가 식재되어 있다. 하절기(3월∼10월) 수목원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다. 휴원일은 매주 월요일과 지정 공휴일(1월 1일, 설날, 추석)이다.
무궁화는 여름에 피는 꽃으로 색깔로 품종을 구분하는데 중심부에 단심(붉은색)이 없는 순백색 꽃이 배달계, 중심부에 단심이 있는 꽃이 단심계, 흰색 또는 매우 연한 분홍색 꽃잎 가장자리에 붉은색 무늬가 있는 꽃이 아사달계다.
무궁화는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가을의 막바지인 10월까지 새로 난 가지의 잎겨드랑이 쪽에 꽃봉오리를 맺으며 꽃의 수명은 대개 12-15시간 정도로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
더운 날이지만 그래서 더욱더 많은 것이 선명해 보인다. 수목원은 편백숲, 생태습지 등 기존 지형과 수목을 최대한 유지한 유아숲체험원을 올해 상반기에 조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4월과 5월을 지나 6월이 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모든 것이 선명해지고 다채로워진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평균적인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기준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노약자나 장애인등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조그마한 문턱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는 곳들을 제약이 따른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꽃은 불란서 국화다. 불란서 국화는 청초한 아름다움과 깨끗한 이미지가 있다. 꽃말은 순결, 고상함이다.
고상하게 살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우아하게 살고 싶다는 말일 것이다. 불란서 국화에서 불란서는 프랑스를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서유럽에 있던 공화국의 이름이 불란서였다. 프랑스라는 이름은 프랑키아(라틴어: Francia)로부터 유래하였다. 글자 뜻대로 하면 프랑크의 땅을 의미한다. 한 이론에 따르면, 고대 게르만어에서 프랑크는 노예처럼 일하는 것에 반대되는 '자유로운'이란 뜻이다.
지난 10년간 보령의 무궁화수목원이 개원하고 나서 꾸준하게 변화하는 것을 보아왔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만들어지고 건물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이제는 무장애나눔길까지 자리했다.
컬러풀한 계절에 무궁화수목원을 방문해서 무장애나눔길을 걸어보았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라도 장애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걸어갈 수 있는 길처럼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