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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2. 2024

양육비의 시각

저출산시대에 양육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결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혼을 전제로 생각하고 결혼을 할까. 대다수의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행복한 가정생활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정하는 것은 각자의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그 과정 속에서 아이를 키울 가정을 선택해 주고 재산까지 양분하는 것을 법원이 한다는 것이다. 법원의 판사는 신도 아니고 부부와의 관계의 모든 것을 알지도 못한다. 거짓으로 포장된 상대방의 일방적인 주장에도 변호인이 잘 포장한다면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한다. 매우 불합리한데도 불구하고 그 결정을 받아들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 이후의 관계가 원만해질까. 이혼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큰 상처를 입히게 되면 그 관계는 비단 남녀 간에만 머물지 않는다. 누군가가 키우게 될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처럼 모든 것이 감정적으로 대하는 나라에서 남자가 되었던 여자가 되었든 간에 모든 책임은 자신이 아니라 상대에게 있다고 공격한다. 시대가 바뀌어서 아이를 키우는 권리인 양육권이 여자에게 넘아가는 경우가 많다. 남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때가 많다. 그러고 나서 아주 제한적인 면접교섭권만 주어진다. 아이가 있음으로써 느껴야 할 행복감은 극히 제한한 가운데 양육비에 대한 이야기만 떠들어댄다. 그런 상황에서 양육비 문제가 그렇게 쉽게 해결이 될까. 


저출산시대라고 하면서 모든 책임은 개개인에게 몰아가면서 과연 그 문제가 해결이 될까. 한국의 평균적인 소득 수준으로 볼 때 이혼을 하고 어떤 가정에 양육비를 지급할 경우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기러기 아빠와 같은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이성을 만나 즐겁게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가 적게 태어나는 시대에 한 부모가정이 된 집을 국가가 케어할 수 있게 해 주어야 저출산시대에 맞는 대책이 아닐까. 


한국만큼 감정이 앞서고 그로 인해 모든 사회적 문제가 생겨나는 국가도 드물다. 특히 돈에 대해 민감한 한국에서 누가 잘못을 했는지를 따지고 자신의 권리가 침해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죽어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건 법원이 가장 큰 잘못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그들 마음대로 칼질을 해서 분리를 해놓고 양육비나 아이의 권리를 말한들 그런 것들이 받아들여질 리가 만무하다.  


아이를 키우게 되는 부모(주로 여성)는 감정적으로 이미 상대방에 대해 악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이를 키움으로써 받을 수 있는 안정감이나 연대감은 자신이 온전히 누리고 상대방에게는 그런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해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고 나서 양육비만 언급하면 과연 그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될 리 만무하다. 법원은 그냥 차가운 조직일 뿐이다. 형사나 민사판단에 있어서 판사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할 수 있어도 한 가정의 문제에 대해서 판사는 그냥 외부인일 뿐이다. 그들이 보는 세상이 정확하지도 않고 현명하지 않으며 오히려 문제를 더 크게 만들 때가 더 많다. 


재판과정에서 돈을 더 받기 위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말하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면서 상대방을 기만하였다면 다시 재판을 하고 변호사를 통해 싸워야 하는가. 악의적으로 혹은 자신의 욕망에 의해서만 그렇게 상대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사람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은 그런 결말을 생각하고 시작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시작할 때의 그 생각을 살리고 서로가 다른 길을 걸어갈 수 있음을 응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법원의 역할이다. 


저출산을 이야기하면서도 책임은 개개인에게 전가하고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외면한다면 누가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시작하겠는가. 한 번 잘못되면 인생의 상당 부분을 저당 잡힌다면 누가 결혼하려고 하겠는가. 그걸 책임감이라고 말하기에는 한국사회는 너무 적게 태어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경제적인 무게는 상대방이 아닌 국가가 뒤에서 안정적으로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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