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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6. 2017

세월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며 

얼마 전 세월호가 침몰한 지 3주년이 지났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사회는 혼란 아닌 혼란을 겪으며 조금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진통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 탄핵에 이어 얼마 안 남은 대선정국으로 인해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올바른지 모르는 가운데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세월은 세월호에서 홀로 살아 돌아온 다섯 살 아이.. 그리고 단원고 학생들 외에 잊힌 소수자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아쉽게도 자본주의 사회는 생각만큼 따뜻하지는 않다. 한국보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유럽 역시 이민자들이나 소수자들에게 관심이 많지 않을뿐더러 관대하지도 않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동남아에 사는 여성들 극히 일부는 한국으로 꿈을 가지고 건너와 결혼을 한다.  나이 든 신랑과 비교적 나이가 어린 신부와의 결혼 과정에서 애틋함이라던가 사랑 그런 것보다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베트남에서 건너온 린과 결혼한 소설 속의 부부는 나름 서로의 장벽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들의 행복은 세월호라는 예기치 못했지만 인재가 넘처나는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침몰한다. 그리고 304명은 수장되고 찾지 못한 9명은 지금 어디엔가 있다. 


세월호 사건은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복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다. 국가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사령탑은 제 역할을 못했고 현장에서 배를 책임지는 선장은 자신이 안위만을 생각했으며 도착한 해경은 강 건너 불구경을 했다. 그리고 컨트롤 타워의 정점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지고 모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대통령은 침묵했다. 


총체적인 난국은 이미 세월호 같은 사건을 예견할 수 있었다. 철저한 경제논리로 사유화된 공권력은 특정 이익집단을 위해 일하고 국민들 상당수는 이득이 되지 않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비단 세월호의 문제가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한국호가 침몰하지 않더라도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간절한 경고일지 모른다. 


세월은 흘러갈 것이고 그렇게 세월호는 잊힐 것이다. 누군가는 기억하겠지만 그건 그 쓰라린 아픔을 가슴에 새긴 사람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관심받지 못했던 소수는 여전히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더 빠르게 잊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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