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어도 가면 다시 가는 산청 대원사 계곡
전국의 주요 여행지마다 무더운 여름을 맞아 수영장과 물놀이장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도심의 수영장은 접근성이 좋지만 끊임없이 물이 흘러가면서 깨끗한 계곡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서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전국에 자리한 수많은 계곡을 다녀봤지만 그중에 인상 깊게 남는 계곡들이 있다. 경상남도 산청군에 자리한 대원사 계곡도 그런 곳 중에 하나다.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대원사라는 사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이곳이 인기가 있는 것은 계곡길 때문이다. 대원사계곡과 유평계곡이 있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이곳에 오면 오한이 들 정도로 오싹함이 느껴지는 차가운 물과 공기가 몸을 식혀준다.
계곡길로 가는 중간중간에 긴급재난 안전쉼터도 조성이 되어 있으며 계곡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접해볼 수가 있다. 바위 군데군데 동그랗게 파인 돌개구멍은 근처 대원사 스님들이 음식을 보관하는 자연 냉장고로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계곡 중에서 산청 대원사 계곡은 우선 물이 맑고 공기가 너무 시원하며 계곡물이 역동적이어서 시원스럽게 흘러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곳에는 용이 100년간 살다가 승천했다는 용소와 김해 가락국 마지막 왕인 구형왕이 소와 말에게 먹이를 먹였다는 소막골도 있다.
걷다가 어느 곳에서 머물러도 풍광이 좋다. 대원사까지 올라가는 길목의 30여 리, 12km 정도에 이르는 대원사 계곡은 조그마한 샘에서 출발해서 물길이 아래쪽으로 흐르면서 대원사에 달하게 되면 수량이 더해져서 제법 큰 물길이 만들어진다. 물이 부족하지 않아 쉼 없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548년(진흥왕 9) 연기(緣起)가 창건하여 평원사(平原寺)라 하였지만 오래된 고찰이라고 할 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던 것을 보인다. 그 뒤에 폐사가 되었다가 1685년(숙종 11) 운권(雲捲)이 옛터에 절을 짓고 대원암(大源庵)이라 하였으며, 1890년(고종 27) 구봉(九峰)이 낡은 건물을 중건하면서 대원사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 · 원통보전(圓通寶殿) · 응향각(凝香閣) · 산왕각(山王閣) · 봉상루(鳳翔樓) · 천왕문(天王門) · 범종각 · 주지실 · 대방 · 객실 · 창고 등이 있다.
대원사라는 사찰의 아늑함도 좋지만 대원사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계곡의 매력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지리산 계곡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날씨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지리산에 폭우가 내린다면 계곡물이 넘치는 건 시간문제다. 이렇게 수량이 많은 계곡은 물이 상당히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날씨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경상남도 산청에는 지리산에 자리한 만큼 계곡도 많다. 이곳 대원사 계곡을 비롯하여 중산리계곡, 거림계곡, 백운계곡, 내대계곡등이 있다. 내대계곡에는 최근 출렁다리도 들어섰다. 자연훼손을 최소화한 무주탑 현수교로 친환경 자재인 내후성강을 사용해 자연과 어우러지게 만든 다리는 길이 103m, 폭 1.5m의 규모다.
큼지막한 바위부터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다양한 물길을 볼 수 있는 이곳에 앉아서 발을 담그고 있으면 그 자체로 좋은 날이다. 자연이 아니면 이렇게 많은 물을 끊임없이 흘려보내고 흘러내려올 수가 있을까.
사람이 만들고 살아가는 대도시에서 벗어나 휴식이 필요한 때에는 자연을 찾게 된다. 자연을 가까이하면 스트레스나 질병에서 멀어지게 되고 이름 모를 풀이나 꽃에서 자연의 향기를 맡으면서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만들 수 없는 자연스러운 암벽에서 세월의 깊이를 느껴보기도 한다. 무더운 여름날 산청 대원사 계곡이라면 더위를 식 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