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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2. 2024

7월의 청포도

7월 월평도서관에서 보내보는 여유와 한 권의 책 

전 세계에서 잘 알려진 대학에는 꼭 오래되고 유서 깊은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인류가 다른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전 세대가 만들어놓은 다양한 지식을 흡수하면서 문명을 발달시켜 왔다는 것이다. 상위 0.1%의 교육법에 메타 인지를 통한 배움이 있다. 전 세계에도 잘 알려진 대학 중 트리니티 대학은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가장 큰 단 과대학이다. 아이작 뉴턴, 바이런, 찰스 다윈, 프란시스 베이컨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했다. 

트리니티 대학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렌 도서관이다. 렌 도서관 안에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적과 문헌 위주로 보관하고 있으며,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그가 쓴 친필 노트, 머리카락, 바이런의 친필서 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월평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시기별(연 4회)로 테마를 선정해 관련 도서 전시, 강연을 개최하는 '테마도서 전시 및 강연'의 2차 테마로 건강을 읽어주는 티(TEA) 테라피가 열리기도 했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이곳을 방문해서 새로운 도서를 찾아보곤 한다. 세상의 지식은 넘쳐나지만 그중에 필요한 것들은 책 속에 정제되어 있다. 7월에 만나보기에 좋은 책으로 이육사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을 선택해보려고 한다.  민족시인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이며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는데 퇴계 이황의 14대 손이기도 하다. 그가 자라나는 시기는 유학을 배우는 마지막 세대로 유년시절에 한학을 공부하였다. 그는 조선혁명 군사정치간부학교를 졸업하고 기자생활과 항일투쟁을 함께 펼쳤다.

이육사의 집안은 자식을 가르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폭넓은 독서경험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는데 이는 국제적인 안목과 확장된 의식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인으로 알려진 이육사는 조선혁명 군사정치간부학교 1기생으로 훈련을 받으며 항일투쟁과 관련된 폭탄 제조, 기관총 사격, 변장술, 독도법 등까지 익혔다고 한다. 

“그것도 좋죠. 하지만 하얀 눈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눈은 세상의 시간을 되돌려 놓는 것 같습니다. 앞을 보세요. 어디가 식민지고, 어디가 제국인가요? 누가 약하고, 누가 강한가요? 인간이 자기 소유라고 땅 위에 그어 놓은 선들이 흰 눈 아래 사라지고, 차별도, 억압도, 다툼과 미움도, 그 모든 경계심도 눈 속에 파묻히죠. 모든 게 정화되고, 모든 게 평등하지 않습니까? 눈이 야말로 자연 속에 존재하는 진정한 아나키스트답지요.”


- 칠월의 청포도

"빅토르 위고를 읽고 마르크스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비슷한 생각을 지닌 친구들도 여럿 사귀면서 자연스럽게 청춘의 고민도 나누었다. 조재만, 강신묵, 서흑파 같은 친구들은 최신 학문을 간절히 원하던 원록의 갈증을 달래 주던 진실한 벗이었다. 하지만 원록은 여전히 공부가 모자라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 칠월의 청포도

우리는 역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 역사에서 왜곡되고 사라진 근현대 인물에 대한 내용을 담아놓은 책도 눈에 뜨인다.  


"조선독립운동을 위해서는 조선으로 돌아가서 노동자. 농민에게 독립사상을 고취하여야 한다." - 이육사

대전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들의 공간도 조성이 되어 있는데 서대전공원에는 단채 신채호의 상을 볼 수가 있다. 단재 신채호와 이육사는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이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이육사와 공주에서 태어났던 단재 신채호는 교류를 했던 적이 있을까.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태어나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이육사는 어째서 그 모진 고문을 몇 차례나 치르면서도 평생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늘 익어 가는 청포도처럼 푸른 희망을 품고 살았기에 그런 삶을 버텨낼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  청포도 (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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