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집에 대한 단상

봉화군에 자리한 설매리 겹집과 3겹 까치구멍집

지금으로부터 100년쯤 지나게 되면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왜 아파트에 사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아파트가 주거문화의 중심이 된 역사도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고 유럽이나 일본등은 지금도 아파트는 그렇게 좋은 주거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더 많은 요즘 집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MG0A0453_новый размер.JPG

알랭 드 보통이라는 사람은 집을 기억과 이성의 저장소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힘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고 내일에는 새로운 것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꿈을 꾸게 만드는 곳이 바로 집이기도 하다. 경계의 경험이 과거와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MG0A0455_новый размер.JPG

봉화군 상운면의 설매리에는 조금은 독특한 집이 있다. 설매리에는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약 150년 전에 지어진 민가인 설매리 겹집이 있다. 지붕은 원래 초가였으나 새마을운동이 한참일 때인 1970년에 슬레이트로 고친 곳이다.

MG0A0456_новый размер.JPG

설매리겹집은 건물이 두동으로 되어 있는데 앞면 4칸과 엽면 2칸 규모로 내부의 공간이 2줄로 배치된 겹집이다. 왼쪽부터 앞줄은 마구간과 봉당, 부업이 자리하고 있으며 뒤줄에는 방과 마루, 고방을 두었다. 특이한 형태의 집으로 아파트로 말하면 3 Bay구조에 두 겹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MG0A0459_новый размер.JPG

이곳에는 민가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오래된 집에서 우리는 개인의 개성과 가치관을 담은 곤강으로 집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집은 외부의 간섭이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사적인 모습을 담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다.

MG0A0460_новый размер.JPG

봉화 설매리에는 겹집뿐만이 아니라 3겹 까치구멍집도 있다. 전국에 수없이 있는 이름의 옥녀봉의 산자락의 남서향에 위치한 이 집은 1820년 무렵에 건립이 되었으며 지붕 용마루의 양쪽 합각에 통풍을 위해 둥근 구멍을 낸 집으로서 이 구멍이 까치의 둥지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MG0A0462_новый размер.JPG

지금은 허술해 보일 수는 있지만 당시에는 산간 지역 서민 건축의 구조로서 잘 지어진 집이다. 까치구멍집도 보통 2겹으로 되어 있는데 이 집은 배면으로 1칸이 확장되어 3칸으로 이루어진 겹집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초가집이다. 입구에는 봉당이 있고 봉당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외양간, 오른쪽에는 부엌이 자리하고 있다.

MG0A0463_новый размер.JPG

문이 닫혀 있어서 볼 수는 없지만 봉당 안쪽에는 마루를 중심으로 해서 왼쪽에는 사랑방과 아랫방이 있고, 오른쪽으로 안방이 자리하고 있다.

MG0A0465_новый размер.JPG

개인적으로 집에 대한 의미를 살고 있는 집과 살아가는 원동력, 삶에 대한 단상을 담을 수 있는 집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자연의 변화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요즘에 여름과 겨울만이 남아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작은 꽃에서 피어나는 향기가 손에 잡힐 것만 같다.

MG0A0466_новый размер.JPG

변화하는 햇빛이 공간을 채우고 공간이 일으킨 감정과 생각의 변화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이 살았던 인생 공간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찾아 공간으로 이동해 보면서 집의 미덕에 대해 생각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역린과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