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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3 CH2 OH

술은 사회와 개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술은 그 자체로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CH3 CH2 OH 화학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술은 신체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사람마다 유전자와 분해할 수 있는 신체기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정하기는 힘들다. 알코올의 화학식을 보면 정말 간단하다. 별거는 없지만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되어서 뇌까지 그렇게 빨리 침투하게 하는 물질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온갖 음주운전과 술로 인한 사고, 강력범죄로 인해 술이 마치 원흉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술에게는 어떤 죄가 없다. 그렇다면 술을 원천적으로 금지시키면 될까. 그건 이 사회를 유토피아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다. 차라리 세상을 성자나 군자가 가득한 세상으로 만들면 범죄도 없고 서로를 배려하고 법도 필요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술만 안 마시면 괜찮은데 술을 마시면 문제가 된다는 사람들이다. 바꿔 말하면 범죄를 저지르거나 문제를 만들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의미다. 그런 사람에게는 술이 강제적으로 금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음료용 에틸알코올이 없다면 세수확보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공업용 에틸알코올은 의도적으로 마시면 생명에 위협이 생기도록 만들어진다. 에틸알코올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며 신경을 자극하고 근육을 이완시키게 된다. 문제는 에틸알코올이 분해가 되면서 아스트알데하이드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어 배출이 된다. 이 두 과정이 빠른 사람이 있고 느린 사람이 있으며 아예 동작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알데하이드는 주로 독성물질로 취급이 되는데 신체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산화되기 때문에 신체의 곳곳에 문제를 만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의 기능이 저하가 되면 알코올은 몸에 염증 반응을 비롯하여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말썽을 일으킨다. 그리고 신체에서 오래도록 머물면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과정이 느리게 되면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부모에게서 받는 어떤 유전자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떤 문제를 만들게 된다. 이건 어쩔 수가 없다. 그냥 부모가 그런 유전자를 물려준 결과일 뿐이다.


알데하이드는 주로 신체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노넨알데하이드는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냄새를 만들어내는 화합물로 피부의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지방산이 산화되면서 독특한 냄새를 만들어내는데 이 냄새는 노인냄새라고 부른다. 무언가를 섭취하게 되면 반드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그 결과물을 소화하고 해소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신체에 부담이 된다.


시간이 갈수록 굳이 알코올의 섭취가 필요하지 않을 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과의 만남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는 것은 안다. 그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느끼려면 음주 후에 시간을 가져보면 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분해되지 않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각지도 못한 불쾌함과 쾌적함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간단한 것이 간단하지 않게 몸에 영향을 미치고 없앨 수는 없는 그런 화학식은 앞으로도 거론이 될 것이다. 단순히 술이 건강에 좋으냐 좋지 않느냐를 말하기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적당한 삶인지에 대한 관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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