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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WBTIN상장

네이버 웹툰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

개인적으로 만화를 정말 많이 보았고 좋아하기도 했다. 지금 네이버 웹툰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자주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네이버 웹툰이 장기적으로 선순환되면서 기업의 미래가 밝을까.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27일 최종 공모가를 21달러로 확정했고 처음에는 9%대의 상승을 보였지만 지금은 공모가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은 냉정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볼만한 콘텐츠가 많지가 않다. 월트 디즈니나 마블, DC코믹스와 같은 세계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상장했지만 대부분의 수익은 한국과 일본에서 나온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네이버를 비롯하여 흔히 말하는 CP 사들은 지속적으로 순이익은 마이너스 상태에 놓여 있다. 요즘 콘텐츠의 퀄리티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관점이 한국의 웹툰 소비자와 달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게 재미는 없다. 좀비 이야기가 한 번 휩쓸면 좀비이야기만 나오고 매일 싸우고 한국적인 소설의 단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은 분명히 콘텐츠 시장이 공고한 나라지만 일본은 만화뿐만이 아니라 도서시장도 상당히 크다.


미국인들의 관점에서 한국 콘텐츠는 음악을 제외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가 없다. K-Pop은 인기가 있지만 K-Toon이나 K-Novel은 어필하지 못하는 것은 비주얼적인 부분과 사고와 철학적인 관점에서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적인 색깔의 웹툰이 미국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은 역사를 가진 세계관을 가진 콘텐츠를 선호한다. 한국의 콘텐츠 중에서 역사를 가진 세계관을 가진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그냥 매우 자극적인 콘텐츠로 채워서 최대한 결제를 유도하려고 한다.


4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손에 쥐게 된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먼저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들고,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탄생시키는 이른바 IP 비즈니스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은 100편 이상(2013∼2024년 기준), 웹툰 원작 게임은 70개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철학이 반영된 역사를 가진 세계관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 놓는다면 언젠가는 수익이 되어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불과 5년 전보다 웹툰시장은 상당히 치열하다. 웹툰은 보통 6개월 전부터 기획하고 준비한다. 그림 스타일, 스토리 등을 작가들과 사전에 논의하고 제작에 나서게 되는데 최소 50화의 웹툰을 만들어내야 한다. 필자에게 상장된 네이버 웹툰의 가능성을 묻는다면 그렇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생각만큼 성장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은 한국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데 10대에서 20대, 30대 초반까지 한국소설을 많이 읽었다. 현실적으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을 다루고 주인공은 멋진 남자나 아름다운 여자만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런 설정을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잘은 모르겠다. 대부분 대기업에 대한 이야기나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 투성이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소설이나 콘텐츠를 보면 그런 설정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국의 콘텐츠들은 아주 자극적이던지 매우 비현실적이다. 몰입하기가 힘들지만 물론 그런 수요가 한국에는 있다.


2024년 6월 상장해서 지금은 4조가 안 되는 WBTIN은 쿠팡처럼 횡보할 것이라고 보인다. 쿠팡의 한계가 지극히 한국적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그냥 한국에서 잘 버틸 것처럼 보인다. 네이버 웹툰도 그냥 한국에서 잘 버틸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명확하게 기업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알고 있다. 시장은 네이버 WBTIN을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한국적인 콘텐츠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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