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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7. 2024

Black Swan

2024 청주민족미술인협회 기획전 Black & White 

모든 사람이 완벽한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타인에게나 스스로 느끼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미완성이라도 혹은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그 선택이 틀리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블랙수완은 그런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 블랙스완 역시 새롭게 해석된 백조의 호수에서  공연에서 순수하고 가녀린 백조와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흑조, 1인 2역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프리마돈나 ‘니나’ 완벽을 향한 그녀의 욕망은 집착이 되어가고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청주에 자리한 한국교원대학교는 처음 방문해 본 곳이다. 국립 특수목적대학으로  1981년 초·중·고 교원교육을 위한 중추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교원대학교 설립이 건의되었고, 1985년 3월에 문을 열었다. 이곳 교육박물관의 1층의 기획전시실에서 청주민족미술인협회의 Black Swan Black & White 전시전이 열리고 있어서 방문했다.  

2024 청주민족미술인협회 기획전인 'Black Swan _ Black & White'가 8월 22일(목)부터 9월 12일(목)까지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Black Swan _ Black & White' 기획전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창작의 영역인 예술의 경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예술가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제안하고 있다. 

블랙스완은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삶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자신을 파괴할 것 같은 불안감이 깊어질수록 점차 어두운 내면이 드러나는 것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 역시 대부분 연필로 그리고 있지만 한평생 컴퓨터와 거리가 멀고 붓으로 그림만 그릴 줄 아는 예술가들이 AI를 만나면 창작에 있어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청주민족미술인협회는 청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 예술 단체로 1980년대 민중 미술을 시작으로 자리를 잡아온 단체이기도 하다. 예술인들은 일상에 향기를 수놓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AI의 출현은 예전에 사진이 처음 출현했을 때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충분히 변화를 만들어낼 수가 있다.  

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일상 혹은 사물을 그리던 예술가들의 자리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똑같이 표현한 사진보다 더 사진 같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함께 추상적인 것을 고민했던 것이 19세기의 예술계의 모습이었다.  

붓으로 그려낸 그림과 AI의 창작물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어 사람들에게 생성형 AI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추후 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중에 AI가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AI는 어떤 관점에서 보면 예술가보다 그림을 잘 그릴 수도 있지만 사람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미묘한 색감과 감성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일들은 AI가 대체를 하고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해볼 때가 되었다.  

그림을 그릴 때는 많은 것을 공부할수록 도움이 된다. 그중 원근법은 착시 공간을 만들어냄으로써 그 안에 그려진 인물과 사물들을 3차원적으로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그리는 기법으로 각각의 인물과  사물이 마치 눈앞에 살아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림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의 이탈리아에서는 프레스코화가 발달하기에 최적인 반면에 추운 날씨의 북유럽에서는 값비싼 양탄자 형태의 테파스트리를 대신하 매체로 벽에 걸 수 있는 캔버스 그림이 각광을 받았다. 

17세기 말까지 수천년 동안 유럽인들은 모든 백조는 희다고 생각해왔으나 네덜란드의 한 탐험가가 흑고니를 발견한 후 일반적인 통념이 깨지는 충격을 받은 데서 유래한 것이 블랙스완이다. 

모든 것이 흑과 백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위해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블랙스완처럼 살 수가 있을까. AI가 결국 예술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정말 인간적인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되었다. 그렇게 사람 안에 있는 블랙스완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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