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각미술관에서 만난 제35회 충남수채화협회 정기전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 많이 경험해야 할 것들은 다른 그림을 많이 만나는 것이다. 수많은 화가들이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포인트를 잡아서 그렸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 세상을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해 많이 접할수록 뇌는 그것을 기억하며 차곡차곡 채워간다. 그림을 정식으로 그리거나 그리지 않더라도 그런 경험들은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천안 리각미술관에서는 2024년 제35회 충남 수채화협회 정기전을 리각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었다. 올해 정기전은 물빛 담은 가을여행으로 고은정, 노에스더, 두은수, 민성동, 박영신, 박정옥, 변명환, 성연순, 신현숙, 은인아, 이미선, 이은경, 이헌용, 임명규, 임선미, 정광성, 정부윤, 정진웅, 조숙, 조옥현, 최경선, 황선익 등이 참여를 했다.
그림을 그리더라도 액자에 담기지 않으면 작품이 완성되지 않는다. 액자는 미술 작품을 주변 환경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거나 또는 상자 뚜껑을 여는 행동과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이 바로 수채화이다. 유화나 아크릴화같이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도 않고 녹이기 위한 용매도 필요가 없어서 냄새도 많이 나지 않기에 장점이 있으며 누구나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가 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많이 그리는 그림들이 있다. 특히 해바라기는 누구나 좋아하고 누구나 도전해 보는 그림 중 대표적인 대상이기도 하다. 이곳에도 여러 해바라기가 걸려 있었다. 매년 그림을 그리고 물빛 담은 가을을 보여주기 위한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은 투박하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지만 미나튀르(일반적으로 세밀화로 불리는 소형의 기교적인 회화)가 중요하게 여겨지게 된다. 다양한 그림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디테일은 그림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게 된다.
유화, 수채화등에서 예술가의 색채 선택 기준은 자연 속의 실물을 본뜨거나 그 색채의 의미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파생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이 색상을 과학적으로 조작해 특정 심리 효과를 달성하는 법을 연구하고 공유해 왔다.
이곳에 걸린 수채화들은 모두 색감이 가을과 닮아 있었다. 물빛 담은 가을여행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품들이 눈에 뜨인다. 풍경화는 거리감을 두고 강이나 산을 정해진 구성 방식에 따라 배치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자연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회화의 한 장르다.
어떤 그림들은 우리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없지만 나무 그늘 아래서 변화하는 계절을 보면서 시원한 가을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는 것만 같다.
여름은 뜨겁고 에너지가 넘치는 계절로 뜨겁고 화려한 느낌이라면 가을은 물을 담아서 그린 수채화처럼 그런 풍요로움을 가지고 있다. 물과 색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색감의 농도와 빛의 변화를 보듯이 누군가의 시선과 작가의 마음이 때론 매칭이 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