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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30. 2017

비즈니스 블록체인

생활을 바꿀 변화의 시작

한국의 도시에 살던, 농촌에 살던, 어촌에 살든 간에 지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한다. 굳이 웹을 통해 비즈니스를 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는 수단이나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웹이 등장한 이후로 20여 년 동안 사람들의 생활형태를 많이 바꾸었다. 2000년대 중반에 등장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람들의 행태는 더욱더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비즈니스 블록체인이라는 책에서 접한 개념은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그 파급효과에 대해서 파고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책을 정독해서 읽은 지금 미래에 영향을 미칠 변화에 대해 고무적인 느낌을 받을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평할만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만든 서비스(?) 중 대표적인 것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 일지 몰라도 비트코인을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화폐는 신뢰를 기반으로 발행되고 유통이 된다.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데 있어서 화폐는 필수적이다. 그런 화폐의 수단으로 비트코인은 빠르지는 않지만 저변 확대가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가치에 대한 신뢰이다. 신뢰사회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 신뢰가 무너지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굳이 사기꾼들이 아니더라도 혹은 제2금융권, 다단계가 아니더라도 국가, 공기업, 은행, 지자체 등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조직들에서 하는 것조차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를 가끔 보아왔다. 현대사회에 화폐를 지불할 만한 가치 있는 것들은 유형적인 것보다 무형적인 것이 더 커지고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법적 테두리나 국가는 그걸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바로 그런 점을 해소해줄 수 있으며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 

블록체인에서 거론한 것처럼 상당히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개개인이 화폐 은행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개개인의 브랜드화가 가능한 점은 블록체인의 큰 매력 포인트중 하나다. 주민번호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존 시스템이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을 이미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주민번호는 개개인을 사회적 인간으로 규정지을 수 있지만 그 가치나 금융, 신뢰 같은 것을 증명하기에는 턱없이 허술하다. 그 허술한 것을 가지고 모든 사회생활을 표현하려니 삐그덕거리고 곳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필자는 솔직히 부동산 거래의 불투명성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이용 시 거래 청산의 즉시성이나 소유 기록의 투명성, 위변조 불가성이 가능하다.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말은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말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IT, Infra, Platform과 관련된 수많은 기술들을 접했고 그 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책에서 언급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지만 이쪽 분야를 잘 모른다면 책에서 언급한 단어나 표현이 어려울 수는 있다. 주석으로 표시가 안된 누구나(?) 이해 가능하다고 언급한 단어나 기술이 적지 않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실 블록체인은 Saas나 클라우드 컴퓨팅, Ajax같이 특정 기술이나 트렌드처럼 정해진 틀이 있지는 않다. 


"영향력이 큰 기술이나 트렌드는 보통 강력한 내러티브를 전달한다. 이야기와 내러티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보통 널리 알려져 있고 그 내용에 변함이 없는 사건을 이야기라고 한다면, 내러티브는 해당 트렌드에 관련된 사람들을 위해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창조한다." - p 53


존 헤이글은 이야기와 내러티브의 차이를 아래처럼 설명했다. 


이야기는 서론, 본론, 결론이 완성되어 있는 반면 내러티브는 결말이 열려 있다. 이야기는 화자 또는 제삼자에 대한 내용이지만 내러티브는 청자인 당신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결말이 바뀐다. 

블록체인은 10가지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암호화폐, 컴퓨팅 인프라, 거래 플랫폼, 탈중앙형 데이터베이스, 분산 회계 원장, 개발 플랫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금융 서비스 시장, P2P 네트워크, 신뢰 서비스 계층이다. 이 중에 가장 다른 9가지 요소는 관련 분야에서 일하려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 혹은 관계된 사람들에게 영향이 크지만 신뢰 서비스의 경우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든 블록체인은 신뢰를 서비스의 기본 단위로 삼는데 금전적인 거래나 데이터, 서비스, 프로세스, 신원 조회, 비즈니스, 계약 등 모든 대상에 적용이 되며 디지털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적용이 가능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오래전부터 유지해오던 마이너스 통장의 갱신을 위해 은행을 방문한 적이 있다. 1년마다 하는 이 과정은 은행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라는 측면이 있지만 필자를 비롯하여 은행 모두 리소스 낭비를 초래한다. 나의 상태는 변함이 없고 신뢰는 더욱더 쌓여 있는데 굳이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는 신뢰 시스템이 중앙 집중화된 문제이며 개개인의 이력이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융시스템은 신용정보에 의지해 사람들을 평가하고 관리한다. 그런데 신용정보는 그 사람을 제대로 평가하고 신뢰 있는 사람인지 아는데 제한적이다. 블록체인의 매력은 신뢰가 굳이 중앙을 거치지 않고 탈중앙화를 거쳐 평가할 수 있는 데 있다. 신뢰 인증 과정에서 수수료나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신뢰는 시대를 막론하고 늘 필요하다. 신뢰에 관한 권력을 악의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큰 장점이 있다. 


6. 블록체인은 기존 신뢰의 경제학의 근간을 붕괴시킨다. 이제는 신뢰를 판별하는 비용이 다수에게 분산되기 때문이다. 

7. 중앙 기구로부터 보증된 신뢰는 우리와 거리를 두는 반면, 분산된 신뢰는 우리를 한데 모이게 한다. 

거래를 인증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불완전하고 허점 투성이다. 그래서 중고거래 사기꾼들이 넘쳐나고 깡통 부동산의 문제로 인해 전재산을 날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래를 인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점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자네가 바로 이 반지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게. 아주 소중하고 가치 있지. 오직 전문가만이 진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네. 시장에 나가서 온종일 아무것도 모르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네." 


책에서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이나 정의부터 제대로 안착하기 위한 문제점과 현재의 상황을 진단해서 기술하고 있다. 특히 뒷부분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아이디어까지 제시하고 있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참고할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하고 관심 가져야 하 분야를 금융을 꼽고 있다. 필자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맥락상으로 가장 먼저 와 닿기 때문이다. 


"상상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지식은 알고 이해하는 것에 머무르지만 상상은 온 세상을 품게 하기 때문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모든 일이 그렇듯이 수월해지기까지 어렵다. 만약 어렵지 않은 것이라면 그것은 경쟁력이 없는 분야 거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장기적으로는 의미가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 일을 계속하기 위해 진입장벽을 세우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제한적인 면허나 이런 것을 통해 말이다. 누구에게나 일자리의 기회는 열려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먼저 했기에 그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마지막 챕터에서 저자는 2025년을 들여다보았다. 그중 몇 가지만 추려보았다. 


- 온라인 신원과 평판은 탈 중앙화 될 것이다. 

- 콘텐츠 유통권과 사용권은 블록체인에 서명되어 위변조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 환자와 의사는 환자의 진료 기록을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영구적으로 공유한다. 기록의 업데이트 역시 탈중앙화 방식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영구적으로 공유한다.

- 대다수의 상점에서 암호화폐로 결제 가능하다. 

- 탈중앙형 합의 프로토콜은 공공 및 민간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기술 스택 구현의 기본 구성 요소가 된다. 


카를로타 페레스의 연구에 따르면 블록체인과 관련된 변화는 2018년까지 도입단계를 거쳐 2019년부터는 전개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너무 성급하게 앞서 나갈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외면할 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코앞에 와 있기는 하지만 변화에 성급할 필요는 없다. 블록체인은 단순히 기술의 변화가 아닌 사회 전반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 세상, 내 정보가 불법적으로 도용되지 않고 내가 가진 역량과 가치가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세상은 이제 멀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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