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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6. 2017

저출산

한국사회의 민낯

역사를 되짚어보면 부유했던 국가들이 저출산으로 인해 국가가 소멸되는 과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역사 속에서 승리했던 국가들이지만 그 승리로 인해 더 부유해지고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아이들을 낳을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럼 한국은 더 부유해지고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저출산의 늪에 빠진 것일까?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 일본과 한국은 사정이 좀 다르다. 국가 예산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국가가 가난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예산을 잘 못 사용하고 적합한 곳에 투자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능력만큼 대우받는 사회가 아니다. 철저히 기득권 위주의 사회로 그 장벽 안으로 들어가면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장벽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득을 추구할 수단으로만 본다. 문제는 노력해도 상황을 개선할 수가 없는 사회라면 미래가 없다. 미래가 없는 세상에 자신 한 몸을 추스리기도 힘든데 자식을 낳을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한국사회가 매우 비정상적인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필요하고 노동력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공급이 된다. 미래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들은 출산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모든 것(출산과 관련된 일부 비용과 출산휴가를 지원하는 일부 직장인을 제외한다 하지만 어쨌든 그들의 몫이다.)을 온전히 가정의 몫으로 남겨둔다. 게다가 아이들을 잘 키워서 사회로 내보냈다고 하더라도 노후까지 그들의 책임으로 남겨둔다. 


아이를 낳는 순간 미래의 노후까지 담보가 안 되는 Hell's Gate가 열리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그 길로 걸어갈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한 사람이 벌어서 생활이 영위가 안 되는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개발이나 발전, 나아가서는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선택을 해야 한다. 출산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떠나 결혼 자체를 고민해야 된다.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치인이나 정부는 그들이 잘못한 정책이나 시스템을 무마하기 위해 갈등을 유발한다. 노년층과 청년층,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반대편에 두고 갈등을 부추긴다. 불쏘시개를 만들어 놓으면 여론에서 군불을 지핀다. 지펴진 군불은 사람들의 이기심을 먹고 활활 타오른다. 


저출산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예산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산은 충분하지만 필요 없는 곳에 쓰이는 돈이나 깜깜이 예산을 줄인다면 가능한 일들은 많다. 사람들의 의식 수준도 선진화되어야 하겠지만 국가를 감시하고 그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 정치인들을 뽑을 수 있는 유권자들의 역량이 필요한 때이다. 


국민은 국가가 아이들의 유년시절과 국민의 노후를 보살피고 안전망을 구축해놓았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낀다면 적어도 20~30년은 저출산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후의 저출산 문제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가 되니 다른 방법을 세워야 한다. 적어도 한국에서의 현재 외노자 정책은 이르다. 현재의 외노자 정책은 정부와 기업을 위한 것이다. 


"왜 스스로 꿈을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빈곤하게 만들면서 노년에 무시와 모욕까지 당한단 말인가?" 

- 조지프 슘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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