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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31. 2024

오빠차, 쏘나타

타겟층을 바꾸어 출시한 8세대 쏘나타 디 엣지

울산의 관광거점을 체크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현대차의 간판이었던 쏘나타를 정말 오래간만에 끌고 다녀보았다. 요즘 중형차는 택시를 탈 때 빼고 거의 타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낯선 느낌까지 들었다. 사실 너무나 많이 수입차가 돌아다니면서 국산차는 그랜저나 제네시스 정도만 눈에 뜨이고 다른 차량은 사실 관심이 별로 없었던 듯하다. 게다가 디자인이 쏘나타와 아반떼가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지면서 자세히 봐야 차 구분을 할 수 있다고 할까. 

소득 수준은 그렇게 높아진 것 같지는 않은데 아빠차의 대명사였던 쏘나타는 이제 그 자리를 그랜저에 내준 지가 오래되었다. 그래서 타겟팅을 할 수 있는 고객대가 상당히 애매해진 차이기도 하다. 젊은 층은 아반떼나 아반떼 N시리즈를 타던지 카푸어의 삶을 살면서 수입차를 끌면서 한 번뿐인 인생의 소비인생을 누리고 있는 것이 요즘 세대들의 관점이기도 하다. 

쏘나타 디 엣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감성을 더한 스포티함)에 따라 스포츠 세단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즉 아빠차의 이미지를 그냥 던져버리고 오빠차로 자기매김하기 위해 20~30대에게 호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보면 약간 큰 아반떼스러운 느낌이다. 

2010년 15만 1천886대까지 팔렸던 쏘나타는 2023년 3만 9천641대까지 떨어졌다. 거의 1/4토막이 난 것이 쏘나타의 현실이다. 아반떼와 그랜저 사이에서 방황하는 쏘나타는 8세대 출시 후에 조금씩 더 많이 팔리고 있는데 뭐 아반테나 동급의 비슷한 차량이 많지가 않아서 수입차의 판매량을 가져오는 것 같지는 않다.  

뒤의 공간은 넉넉한 편으로 요즘 차량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쏘나타는 정말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전형적인 가장의 차였으며 가성비 좋은 중형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루종일 운전하고 다녀본 느낌은 역시 4 기통의 소음은 없애지는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핸들은 묵직한 부분이 있지만 자율주행의 보조기능은 그냥 평이했고 별다른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이제 대부분의 차들이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볼 수가 있다.  

이제 이런 형태의 UI는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되어서 그런지 익숙해져 있다. 아날로그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고 때론 속도감이라던가 현재의 상태를 알려주는 데에는 직관적이지 않게 다가올 ㅅ도 있다. 

1985년 처음 탄생한 쏘나타는 현대차의 역사이자 한국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온 중산층의 상징이었지만 소비습관과 수입차의 대중화로 인해 이제는 차량을 오래 끌고 적당한 가성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아 졌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나온 쏘나타를 운전해 보면서 그냥 무난하지만 인상적인 것은 없었으며 신차급인데도 불구하고 좀 시끄럽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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