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내일보다 의미 있는 오늘
하루가 반복되는 타임루프 영화 혹은 드라마는 꾸준하게 나왔다. 게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끝이 죽음으로 종결되는 소재도 익숙하다.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미국 10대들의 삶을 통해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지를 그리고 있다. 로렌 올리버 작가의 소설인 7번째 내가 죽던 날에서 주인공은 친구들에게 동경의 대상이며 나름 킹카라고 인정받는 남자 친구와 사귀고 있는 샘이다.
10대의 눈으로 보았을 때 가장 멋진 하루를 보냈지만 그 끝은 죽음으로 결말이 났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시 그 날이 찾아온 것이다. 하루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반복되는 하루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찾아보려고 열심히 살아보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바꾸어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반복이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내일도 오늘도 같을 지라도 무언가 희망이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과연 내일은 오늘과 얼마나 달라질까. 누군가와 약속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 하는 일의 변화가 없고 그다지 특별하지 않는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오는 하루는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다. 얼굴도 이쁘고 인기도 많지만 착하지는 않다. 굳이 착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다른 이들을 괴롭히는데 신경 쓰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반복된 삶을 사는 샘은 매일매일을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며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가족에게 상처를 준 일이나 친구를 왕따 시킨 것이나 친구들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은 것 등 하루 동안에 벌어졌던 일을 다시 곱씹어본다.
하루가 소중한 것을 모르는 사람은 한 달, 1년, 자신의 삶이 의미 있는 것을 모른다.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서 오늘은 조금 더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그냥 가만히 있어도 오는 내일,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인다. 영화 내용은 이미 익숙한 흐름으로 진행이 되지만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본다는 관점에서 괜찮은 영화다.
당신은 죽는 순간 어떤 사람이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