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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뒤에 그만두다.

최초의 사설 의료기간이 있었던 상주의 천리면을 가보다.

의학과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할까. 최근 들어 사람의 생명 그리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경상북도 상주라는 지역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대규모 침입으로 인해 전쟁에 의한 피해가 특히 컸던 지역이었다. 그런 상주에는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유학자들이 있었다. 무궁화호가 가끔씩 서는 청리역이 있는 청리면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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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상주시 청리면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이준이라는 사람이 있다. 서애 유성룡(柳成龍)의 문인으로, 1591년 대과에 급제하여 첨지중추부사·승지·부제학 등을 지냈던 사람이다. 이준의 흔적을 찾다 보니 이곳 청리역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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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에 간이역으로 처음 시작하였으니 올해로 100주년이 된 역이다. 혼탁하고 무분별한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집안에는 가르침이 있었다. 그렇게 부모로부터 내려오는 정신적인 유산이 집안마다 있었다. 이준은 죽은 뒤에나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 뿐 살아서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했으며 이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자 후손에게 주는 말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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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리역에서 청리면의 대부분 지역은 도보로 돌아다닐 수가 있다. 2022년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청리면 기초생활거점조성사업을 통해 이곳을 정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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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소재지 일원에 청리 복지회관 리모델링 및 증축, (구) 보건소 리모델링, 중앙가로 보행환경개선공사 등이 진행되었고 청리면지발간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청리 복지회관 리모델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편의공간을 제공해 삶의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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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리면 복지센터는 청리면 평생학습센터와 상주마을학교 마실로도 활용이 되고 있다. 1층에는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2층에는 취미를 배울 수 있는 교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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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가 아니고서 일반 운동시설을 잘 갖추어두는 것이 쉽지가 않다. 요 근래 들어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자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헬스장도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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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리면 행정복지센터는 최근에 정비가 되었는지 깔끔한 모습이다. 입구에서부터 존애원에 대한 문구가 눈에 뜨인다. 존애원은 김각(金覺), 성람(成濫), 이전(李㙉), 이준(李埈), 강응철(姜應哲), 김광두(金光斗), 정경세(鄭經世) 등 상주 지역을 대표하는 선비들이 뜻을 모아 창설한 것으로 13개의 문중이 참여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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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센터가 있는 곳은 과거 청리양조장 옛터가 있었던 곳이라는 안내가 보인다. 최근의 사태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의료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고 의료진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다시금 돌아볼 수가 있었다. 왕실 의료기관으로 궁궐 안에 설치한 내의원(內醫院), 관리들을 전담하는 전의감(典醫監), 일반 백성들을 대상으로 한 혜민서(惠民署)등도 있었지만 지방에 설치한 사설 의료기관으로서 종애원이 최초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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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은 큰 도로 나아가는 공부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점을 자책하였으며 맨 끝 행 ‘死而後已’는 자기완성을 위해 부단하게 노력한다는 뜻을 넣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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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청리면에서 태어나 살았으며 백성들을 위한 존애원을 설립하는데 앞장섰던 이준의 삶을 생각해 본다. 아무리 올바른 일을 하였더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곳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며 어떤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다가올 수가 있다. 그렇기에 뒤를 돌아보고 다시 성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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