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와 블록체인 2.0
가상화폐가 출발한 개념은 공공성으로 볼 때 나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이기적인 속성상 그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듯하다. 비트코인으로 출발한 가상화폐의 불은 이더리움과 리플, 지노시스, 라이트코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의 핵심기술은 시스템 프로토콜의 혁신에서 나왔는데 현재의 화폐를 일정 정도 대체할 수 있다고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의 수석 개발자로 임명한 개빈 앤더슨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항상 비트코인은 여전히 실험적 수준임을 강조했죠. 그리고 어떤 사람이 자신의 돈을 비트코인에 전부 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저는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을 단순한 신기루 현상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우선 비트코인을 비롯하여 모든 화폐는 신뢰를 기반으로 유통이 된다.
신뢰가 없는 화폐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사라졌는지 우리는 많이 보아 왔다. 이 책은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역사적인 부분의 고찰도 같이 담고 있다. 화폐란 조금 특수한 종이로 만든 것을 의미한다. 사회 전체에 대한 청구권적 성격을 가진 화폐는 하나의 상품이며 효용성에 의해 교환의 단위로 사용이 된다.
나카모토가 처음에 느낀 것처럼 "신뢰할 만한" 제삼자가 필요하지 않은 화폐를 인정할 만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화폐란 것이 무엇인가 국가나 은행 같은 신뢰(적어도 화폐의 유통을 책임진 기관으로) 있는 기관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인간의 악의적인 의도를 잠식할 수 있는 가상 화폐로서의 가능성을 비트코인은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채굴된 거래(or 화폐)가 유효함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무작위로 생선 된 매우 복잡한 수학 퍼즐을 풀어야 한다. 즉 순위가 앞당겨질수록 채굴할 가능성도 높았지만 뒤에 네트워크 상의 컴퓨터가 많아질수록 보상을 받기가 갈수록 급격히 어려워진다.
사실 신용카드가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가지게 된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그것을 믿고 돈을 받지 않고 후불로 받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암호화나 논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비트코인과 근본이 다르지 않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금전을 기반으로 한 선행 사업자가 많은 노력(?) 없이도 돈을 버는 것과도 유사해 보인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우 비트코인을 금전적인 대상으로 보지만 비트코인은 커뮤니티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머신을 판매하는데 마치 다단계의 방식을 이용하여 중간에 마진을 받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그 방식은 애초에 코드를 아무 비용 없이 다운로드할 수 있고 채굴자로서 누구나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는 공유 방식에 크게 어긋난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상화폐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연 화폐로서의 가치가 있는가라는 점이다. 어떤 화폐가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대체될 화폐보다 근본적으로 더 유용해야 한다. 그리고 화폐의 변동성이 있다면 그것이 과연 화폐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변동성이 크다면 그것은 화폐라기보다는 희귀성이 있는 상품에 가깝다. 특정 국가에서 무리하게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화폐가치가 다른 국가에 비해 심각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비트코인은 교환의 매개체로 적절하게 기능하기 위한 가격 안정성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는 약 130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일정한 양의 비트코인을 생성해내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비트코인이 기반한 기술인 블록체인이다. 블록들의 긴 연결에는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는 거래 내역들이 들어가 있다. 시스템이 뒷받침되는 한 이 체인은 무한대에 가깝게 늘어날 수 있다. 각각의 블록들은 해시함수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상호 간 암호화를 마치고 해킹 및 수정이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며 이를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책은 비트코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채굴과 유통되는 방식과 가상화폐의 미래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다. 계속 읽다 보면 블록체인 2.0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즉 블록체인은 누군가가 신뢰를 주어야 성립되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즉 여러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된다면 변호사나 증권 중개인, 투자 은행가를 대신할 수 있으며 주택이나 자동차 같은 자산의 소유권 이전을 할 수 있는 신뢰기반을 제공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에 접근하는 방식을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화폐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정한 가치를 가진 상품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 실체를 알지 못하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은 신기루에 희망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만약 가상화폐가 그 대상이 된다면 방향성이 많이 잘못된 것이다. 신뢰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밀접한 화폐에서 먼저 드러난 것뿐이다.
화폐는 가치를 저장하며 교환의 매개체이며 회계의 단위로 사용된다. 가상화폐를 상품으로 접근하면 가상화폐는 결국 사회의 주류 화폐로 사용되기 힘들 것이다. 블록체인은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러 시도들은 계속 이루어질 테고 비트코인처럼 알려진 형태로 나올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이 변화될 미래를 코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