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과의 대화
인생의 통로에서 책을 만나지 않는다면 어떠했을까?
모르긴 몰라도 조금 덜 힘들게 살지 않았을까. 유일하게 아는 것이라고는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다른 생각의 탄생의 저자 역시 책과 함께 파묻혀 살아가는 사람이다. 글을 쓰고 글을 읽고 읽는다는 참된 의미를 찾아가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책을 읽는 시간은 자신을 키우는 시간이다. 다 컸는데 얼마나 더 커야 하냐고 반문한다면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책을 읽고 내공을 쌓다 보면 운명보다 거대한 선택의 힘이 생기게 된다.
"활쏘기를 익히는 사람은 기예를 잊고, 책 읽는 자는 사랑하는 사람도 잊는다."
모든 책이 의미가 있지만 좋은 책을 읽다 보면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읽어 나는 변동을 이해하려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책을 읽는 여자는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이 그런 여성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인생은 그냥 보면 참 막막해 보인다. 그런 망망대해를 해쳐나가는데 공부만 한 것이 없는 듯하다. 물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같이 표면적인 공부도 있지만 실제 공부는 온전한 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필요한 깊은 이해가 수반이 되어야 한다.
필자는 여행을 떠날 때나 조금 먼 곳으로 나갈라 치면 꼭 책 한 권을 챙겨 넣는다. 여행의 동반자로 책 만한 것이 드물기 때문이다. 책에서 제시한 여행에 대한 글을 쓴 사람으로 왕오천축국전의 혜초, 동방견문록의 마르코폴로, 열하일기의 박지원, 이탈리아 기행을 쓴 볼프강 폰 괴테 같은 사람을 꼽고 있다.
"거저 왔다 거저 가는 순례이자 나그네 인생이 우리네 삶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여행이고, 그 여행은 우리를 날마다 성숙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 곁에 한 권의 책이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여행일까요. 여행과 관련된 고전은 무궁무진합니다. 세상 모든 책은 미지의 세계를 안내하는 여행 안내서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도 존재의 이유가 있고 읽음으로써 그 가치를 빛낼 수 있지만 물질이 문명사회를 대변하는 것처럼 변하면서 어디에 사는지, 아파트 평수, 명품, 수입 승용차에 존재의 이유를 빼앗기고 있다. 공무원만을 꿈으로 생각하고 안정된 미래가 소박한 꿈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이 시대에 사람들을 소유에 집착하는 삶으로 내몰기에 충분해 보인다. 소유의 끝은 없다. 그 끝이 없는데 행복할 수 있을까.
문명은 어떠한 것인가.
다른 생각의 탄생을 막는 것으로 왜곡된 것이 현대문명인지 다시 돌아봐야 될 듯하다.
"가장 큰 함정이란 특정한 결론을 옹호하거나 집단이 선택지를 깊고 넓게 살펴보지 못하도록 군림하는 지도자를 말한다." 토마스 D. 실리
책을 읽다 보니 11장에서 필명으로 사용하고 자아를 설명하면서 나는 누군가가 등장했다. 지금까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정답 혹은 정답에 가까운 해답도 찾지 못했다. 정답은 없고 대마다 다른 해답이 필자의 곁을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언급한 여자와 남자에 대한 생각을 항상 고민하고 있는 주제다. 여자 없이 남자 없고 여자 없이 남자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냥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