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으로 만나볼 수 있는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거리
군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역사와 문화가 스며들어 있는 전라북도에는 전주와 군산이 있지만 도시가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군산은 호남의 비옥한 땅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는 기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자연스럽게 일본의 건축양식을 가지고 만들어진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있다. 시대를 가보면 일본 에도시대의 건축 양식을 본뜬 건물도 있으며 일본식 정원과 전통 가옥 양식을 그대로 보존한 곳들도 있다.
매년 개최가 되는 문화재야행은 문화유산, 주변 문화시설을 활용한 지역 관광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다. 군산에도 작년 여름에 2024 군산 문화유산 야행이 화려한 막을 올린 적이 있었다.
겨울이고 밤이 무르익어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일제강점기 원도심에 있었던 근대사진관을 모티브로 구성한 ‘포토존 대야사진관’과 여행 후기, 소원 문구 등을 기록해 거리를 소원 등으로 채우는 ‘야행 소원로드’와 구 조선식량영단 테라스에서 공연을 즐기며 티타임을 갖는 ‘가배와 음악 한잔’도 해볼 수가 있었다.
근대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한 군산의 가로를 거니는 코스는 부잔교-(구) 조선은행군산지점-(구) 일본 제18은행군산지점-(구) 군산세관-(구) 조선식량영단로 이어지는 구간을 걸어보는 길이다.
군산에 자리한 근대문화유산은 건축될 당시의 목적과 다른 용도로 활용이 되고 있는데 군산 근대미술관에서는 소장품전이 열리고 있는데 전시전의 이름은 너머의 세계다.
내년 3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삶을 주제로 박물관 소장품 중 서화·서예·유화·한국화·조각 작품 13점을 선보이는데 '너머의 세계'는 개인의 삶 속에서 스치는 배경이었던 존재가 삶의 일부가 될 때 얻게 되는 확장된 세계를 의미한다고 한다.
2024년이 언제 지나갔는지 벌써 지나가버렸고 2025년의 새해가 밝아오는 해를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설명절이 지나가고 있다. 사람들마다 다른 삶을 살았음에도 한결같이 삶에 대한 긍정과 사랑을 느껴보는 것이 필요한 요즘이다.
군산근대문화거리에는 로컬푸드 직매장도 있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데 대부분 조명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걸어서 돌아보는 데에 불편함이 없다. 하동 하면 박경리의 토지가 유명하다면 군산은 채만식의 탁류가 잘 알려져 있다.
군산의 근대문화유산 거리의 곳곳에는 탁류와 관련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한민족의 아픔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보기에 좋다. 고지대의 빈민과 조선인들의 거주지가 이곳에 있으며 일제강점기 식민도시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삶의 모습도 탁류라를 작품을 통해 창을 통해 보듯이 살펴볼 수가 있다.
그 시대의 문화가 어떠했는지 역사책에서 접해볼 수가 있는데 군산은 개항 이후에 가장 빠르게 변화하던 도시중 하나였다. 일본의 식민지배 계획 속에서 기반시설이 갖추어진 문화도시로 일본인 거리로 변화되어 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가 있다.
10년도 긴 시간인데 36년이라는 시간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영원히 광복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았을까. 역사란 올바르게 인식해서 미래의 세대들에게 바람직한 역사의식을 심어줘서 성숙한 미래의 문화도시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군산은 근대화 거리 사업과 도시재생을 동시에 추친을 하고 있다. 두 지역을 구도심 살리기 일환으로 정비하면서 이 안에 있는 거리와 건축물들을 교육과 관광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자원하하고 있다. 이날 잠시 걸어본 군산 근대문화유산 거리의 마지막 여정은 탁류 속의 기구한 여성의 삶으로 마무리를 해본다.
토지 속에서도 시대가 변화할 때의 인간의 군상을 그리고 있는데 탁류 역시 일제강점기 당시의 인간의 군상을 적나라하게 볼 수가 있다.
사람의 인권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무자비한 수탈과 누군가에게는 흥청거리는 지역경제에 걸맞은 인간성의 추락을 그리고 있다. 탁류 속에서 사기꾼이지 호색한으로 등장하는 고태수는 조선은행 군산지점의 직원이었다. 군산의 문화와 역사를 아우르는 여정을 마무리해 본다.